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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 Graphic Novel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2014.01.07 ~ 2014.02.20




아라리오 갤러리는 2014년 1월 7일부터 2월 20일까지 한국, 중국, 일본 작가 3인전 [그래픽 노블 Graphic Novel]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만화와 예술을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이동기(Dongi Lee, b.1967, 한국), 쑨쉰(Sun Xun, b.1980, 중국), 코이치 에노모토(Koichi Enomoto, b.1977, 일본) 의 작품 3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동기, 쑨쉰, 코이치 에노모토는 각각 한국과 중국, 일본 출신으로 컬러 텔레비젼이 대중적으로 확산된 8,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작가군에 속한다.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을 비롯한 하위문화(sub-culture)는 이들에게 상상 속 세계에서 내면의 자아를 형성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화려한 색채와 역동적인 화면전환, 유머와 극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만화는 풍부한 감수성과 함께 정치적 메시지와 사회적 비판이 혼합된 매력이 넘치는 장르였다.






전시 제목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 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지칭하는 단어에서 가져왔다. 미국과 유럽의 만화를 통칭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하는 그래픽 노블은, 냉전 이후 자본주의가 급속히 팽창하던 시기에 유행하던 수퍼 히어로물에서 벗어나 문학성과 예술성이 강조된 새로운 양식이었다. 오랫동안 발달해온 유럽의 소설적 상상력과 복잡한 스토리 라인을 바탕으로 회화적인 표현력을 갖춘 그래픽 노블은 하위문화를 바탕으로 성장한 애니메이션 마니아 집단의 광적인 취미활동이 예술의 영역으로까지 발전한 결과물이며, 만화라는 장르가 아이들의 취향과 유치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안해낸 개념이기도 하다. 





1970년대 초, 일본에서도 ‘오타쿠(otaku, 御宅)’ 라 불리는 광적인 애니메이션 마니아 집단이 출현했다. 이는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하나의 문화로 변형되어 한국과 중국으로 확산되었는데 이번 전시 참여작가 3인은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게 만화를 현대 미술의 영역으로 남다르게 지속시켜 온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드라마 속 장면을 평면 텔레비젼 크기의 아크릴 회화로 재구성하는 이동기, 전통적인 목판화 양식으로 애니메이션 영상을 제작하는 쑨쉰, 만화와 추상 회화의 환상적인 혼합을 보여주는 코이치 에노모토는 각기 속한 사회의 현대인의 모습과 대중문화를 신선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이동기(Dongi Lee, b.1967, 한국)의 ‘아토마우스’는 미국의 미키 마우스와 일본의 아톰을 합성하여 만든 캐릭터로써 사회적 기호와 맥락을 암시하는 여러 상황에서 묘사되어왔다. 작가는 아토마우스를 회화적 화풍을 통해 대중에게 친근한 방식으로 구현하거나 색, 선 등과 같은 추상 회화의 언어들을 의도적으로 충돌시키며 상반된 둘과의 관계를 화면 안에 부각시켜왔다. 다양한 방식으로 팝적인 캐릭터와 추상회화라는 같은 이질적인 두 코드가 결합된 결과물은 소통과 융합이 어려운 우리 사회의 일면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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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기는 최근 TV 속 드라마 이미지를 차용한 회화 작업을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신작과 기존 아토마우스 작품들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 한국 드라마는 90년대 중반부터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어 한류 열풍을 일으키며 문화 산업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작가는 화면 속 이미지와 배우들의 모습이 오랜 시간 축적된 드라마 제작 방식의 전형적인 노하우 안에서 매회 반복된 이미지를 재생산하는 결과물의 총합이라고 여긴다. 그것은 일종의 화면 공식에 의해 이뤄지는데 작가는 이러한 상투적인 화면 구성을 드라마 속 여러 이미지들의 수합과 분류를 통해 발견하였다. 이를 캔버스 화면에 구현하는 방식으로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이동기는 묘사에 있어 모든 장면을 만화 형식으로 변화시켜 표현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이미지가 재현된 구상회화와 이미지가 사라진 추상회화 사이의 중간 단계를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선택이다. 반복과 통일에 의해서 드라마의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결과적으로 대중은 그것을 문화로 인식한다는 논리를 작가는 회화를 통해 나타내고자 한다.






쑨쉰(Sun Xun, b.1980, 중국)은 1-2세대 중국 작가들이 보여주었던 냉소적 사실주의나 정치적 팝 성향에서 벗어나 구축된 시스템 안에서 살아가는 중국인의 일상적 삶을 다각적 탐색의 틀을 구현해나가는 작가이다. 대학에서 판화를 전공한 그는 목판화라는 전통적인 형식으로 생산한 이미지를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보여준다. 나무판을 힘껏 파내야 하는 물리적인 특성으로 인해 문화대혁명시기에 정치 선전물(propaganda) 제작에 사용되었던 목판화는 쑨쉰의 작품 속에서 투박하고 분절된 이미지들이 혼합된 영상과 설치로 나타난다.






작품의 주제는 세계사와 중국 내 정치 상황, 그리고 자연적 체계질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시간적 배경은 대개 20세기로 표현되어 있고, 현대의 모습과 우둔한 과거의 모습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익명의 대중이 등장한다. 흑백의 톤으로 인해 디스토피아의 서곡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은 상상력이 즉흥적인 연극으로 발화된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마술사, 가르치는 자와 가르침을 받는 대중, 전염병균을 옮기는 곤충들, 그리고 공포에 반응 하는 인물들은 중국의 사회와 역사를 현재의 시점에서 심도있게 고찰한다. 쑨쉰은 실제와 허구의 다큐멘터리, 기억의 의도적 삭제와 망각에 대한 개념을 뒤섞음으로써 시스템에 의해 학습된 개인의 인식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코이치 에노모토(Koichi Enomoto, b.1977, 일본)의 작업은 회화 뿐만 아니라 비디오, 조각,그리고 집필의 범위를 넘나든다. 그 동안 작가의 대표적 이미지는 기하학적 패턴으로 장식된 어린 소녀의 모습이었다. 관람자를 응시하는 소녀의 희미한 미소는 현실세계에 내려온 천사나 구세주와 같은 비현실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근 그는 미국 만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작업을 선보인다. 기존에 보여주었던 정리된 세계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전체가 혼돈으로 바뀐 장면을 연출한다. 작가가 묘사하는 오늘은 폭력과 잔인함, 그리고 부조리가 만연한 모습이다. 인간의 욕망과 존재에 대한 공포가 지배하는 이러한 세계의 일면을 화면에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다. 

이러한 욕망의 발견과 표현에도 불구하고 만화적이고, 유머러스 한 요소를 더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듯한 제스처를 보인다. 죄악과 유머라는 두 개의 요소를 병치시켜 그로 인해 발생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태생적으로 존재의 가벼움을 가진 만화적 캐릭터들의 무게와 오늘을 살아가는 세계의 참담한 현실의 무게와의 차이가 클수록 관람자는 작가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세계를 향한 관점을 이해하게 되고, 그 깊이 또한 커진다는 사실을 작가는 우리로 하여금 주지시키고 있다.  

우리는 본 전시를 통해 한국, 중국, 일본의 그래픽 노블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개성과 시각, 그리고 목적의 차이를 읽어보고자 한다. 또한 만화라는 흥미로운 대중 문화가 미술에게 주는 영향력에 대해 되짚어 보며 그 깊이를 살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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