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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 하는 곳입니다.

선생님 2010-05-06 10:51 조회 수 4122 댓글 수 2


 

 

신화를 만나다
호라티우스의 “시는 그림처럼”이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때로 하나의 그림이 수많은 단어보다 대상을 훨씬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대상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그로 인해 유발되는 많은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림 속의 선 하나, 형상 하나가 우리의
기억을 되살릴 수도 있고, 이미지들을 하나로 연결해서 새로운 연상을 촉발시키기도 한다. 보이는 것 너머에 있는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것,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해주는 것도 작가와 그의 작품의 기능이기 때문이다. 작가를 통해 대상들은 그 본질을 더욱 분명히 드러내기도 하고, 작가가
표현하려는 세계의 단순한 매개로서만 사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가 대상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다. 가시적인 것 그대로를 파악하고자 하는가,
아니면 가시적인 것을 통해 다른 세계를 보고자 하는가에 따라 관객은 자연 대상물 속에서 전혀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정재용은 가시적인 세상 그 너머를 보려한다. 그는 “모든 것은 다만 조금 다른 모습으로 잠시 이 세상에 존재할 뿐이며, 그 모든 것이 어디로
돌아가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자연 속의 인간과 인간 속의 자연을 보며, 인간이 자연과 하나가 될 때, 우리가 보는 가시적 인간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한다고 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인간, 동물, 식물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시킨다.
식물에서 여인이 피어나며, 여인의 몸에서는 꽃이 피어난다.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여인의 등 뒤에 푸른 나비 날개가 솟아나고, 여인의 몸을
대지 삼아 수풀이 자라난다.
그런데 그의 그림 속 자연 요소들과 그 조합은 기이하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이다. 인간과 식물 혹은 동물, 그리고 식물과 동물의 조합 속에서
상징과 신화를 만나기 때문이다. 아폴론을 피해 달아나다 월계수가 되어버린 다프네처럼 여인의 몸에서 잎이 자라나고, 하데스에게 납치된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를 대지와 풀이 뒤덮고 있는 것 같이 여인의 몸 위에서 풀들이 자라난다. 영생과 환생을 의미하는 나비, 그리고 탄생이나
사랑을 뜻하는 소라껍질도 그냥 봐지지 않는다. 그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신화가 읽힌다.
질베르 뒤랑은 “하나의 신화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쇠퇴하고 소멸하게 되면, 인류가 이미 알고 있던 신화가 다시 등장하게 된다. 신화의 작용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최소한 수천 년 동안 호모 사피엔스는 이런 식의 끊임없는 신화적 몽상 때문에 희망을 갖고 살아올 수 있었다.”며 우리가 늘
신화로 귀환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동서양의 신화는 내용은 달라도 근본에는 동일한 요소를 담고 있다. 파괴의 힘과 함께 한없는 풍요의 자비를
베푸는 자연과 그를 두려워하고 선망하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신화 속에서는 자연과 인간이 서로 소통한다. 눈에 보이는 자연의 대상은 단순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은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이고 인간은 단지 그 속에 포함된 한 요소일 뿐이다. 신화 속의 인간은 이것을 알고 있다. 자연을
잊지 않고 늘 그것에 다가서고 하나가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신화에서의 인간은 자연과 분리가 일어나지 않은 상태이다.
정재용은 그저 “보이지 않는 곳에는 무한한 세상이 있다”고 믿으며, “눈에 보이는 세상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전혀 다른 세상을 꿈 꾼다”고
한다. 드러내어 신화에 대해 말하지는 않지만, 그 자신의 말대로 “자연 속의 인간, 인간 속의 자연, 그리고 자연과 하나”임을 믿는 그는
근본적으로 신화를 꿈꾸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니 앞을 보고 달리면서도 늘 되돌아보게 되는 근원의 이야기, 때로는 기괴하지만 순수하고 힘찬 생명이
숨어있는 신화를 그의 작품에서 읽어내는 것이 지나친 해석은 아닐 것이다.
(독문학 박사 이미선)

 

 

 

 

 

 

 

 

 

 

 

 

 

 

 

 

 

 

 

 

 

 

 

 

 

 

 

 

정 재 용
Jung Jae Yong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0 아트서울 展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울)
2008 고금미술선정작가 초대전 (대백프라자갤러리.대구)
2005 DUSAN NEW ARTIST FESTIVAL (두산갤러리.대구)

[단체전]
2009 55人의 명품 展 (대구경북디자인센터.대구)
       대구,전주 작가교류 展 - 날자...날아보자 (교동아트센터.전주)
       청도화랑미술제 - 꽃꽃꽃 (동제미술관.대구)
2005 다부이즘 展 (동구문화회관.대구)
       제3회 전국 문닫은 학교 연합예술제 (오궁문화센터.임실)
2004 Out of 展 (대구은행갤러리.대구)
       쟁이 展 (미르갤러리.대구)
2003 대구 10인의 VISION 展 (이오스갤러리.서울)
2002 신인작가 展 (고토갤러리.대구)
       젊은모색 3인 기획 초대 展 (소헌갤러리.대구)
       화가가 주목하는 화가들 展 (동아쇼핑갤러리.대구)
먹칠과 색칠 展
한유회 展

[공모전수상경력]
고금미술연구회 제20회 작가선정
한유회 공모전 대상. 특선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대구미술대전 특선. 입선2회
개천미술대전 특선
[작품소장처]
금복문화재단 (blossom 100호M Oil on canvas 2008)
TBC 대구방송국 (Greenhouse 80호P Oil on canvas 2008)
작업실: 대구시 남구 봉덕1동 501-21번지 2층
전화: 010-8784-6692
E-mail: hman73@hanmail.net
beda.tistory.com


Jaeyong Jung
BFA in Fine Art, Daegu Arts University (Gyeong buk)
Solo Exihibitions
2010 ART SEOUL (Seoul Arts Center)
2008 SLECTED ARTIST OF GOGUM (DEBEC Plaza Gallery, Daegu)
2005 DUSAN NEW ARTIST FESTIVAL (Dusan Gallery, Daegu)


Group Exihibitions
2009 Masterpiece Show (Daegu Gyeongbuk Design Center, Daegu)
      Fine Arts Festival (Gyo dong Arts Center, Jeonju)
      Chung do Gallery Association Exhibition (Gallery Dongje, Daegu)
2005 DABUISM (Dong gu Culture & Arts Center, Daegu)
      Closed School Association Exhibition (O gung Arts Center, Imsil)
2004 Out of (Daegu Bank Gallery, Daegu)
      Professional doer of painting (Mir Gallery, Daegu)
2003 VISION (Eos Gallery, Seoul)
2002 NEW ARTISTS (Goto Gallery, Daegu)
      Young 3 Artists (Soheon Gallery, Daegu)
      See Artists (Donga Shopping Center Gallery, Daegu)
Collection
KUMBOK FOUNDATION ARTS AND CULTURE (2008)
TBC Daegu broadcasting station (2008)
Adress: 501-21, Bong duk 1Dong, Namgu, Daegu, Korea
Mobile: 010-8784-6692
E-mail: hman73@hanmail.net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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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아트서울 전시에서 같이 전시했던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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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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