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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참신성, 규모, 구상미술 여부등 고려하여 추천

『 정헌칠展 』

Jung Hunchill Solo Exhibition :: Painting







▲ 정헌칠, 교감(交感), 42x73cm, 한지에 수묵담채






전시작가  정헌칠(Jung Hunchill)
전시일정  2013. 03. 20 ~ 2013. 03. 30
초대일시  2013. 03. 20 PM 4:0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
∽ ∥ ∽
장은선갤러리(Jang Eun Sun Gallery)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66-11
T. 02-730-3533
www.galleryjang.com







● 觀照와 冥想, 그 獨樂의 즐거움

박옥생(미술평론가, 박옥생 미술연구소 소장)

1. 동물화로 보는 隱喩의 세계
동물화는 인간세계의 미묘한 감정을 드러내는데 중요한 畵目이었다. 그 가운데 말 그림은 聖君의 희구와 안정된 치세를 기념하는데 사용되었으며, 소 그림은 불교의 尋牛圖와 같이 정신적, 종교적 경지에 이르는 수행의 의미로서 그려졌다. 이러한 동물 그림 가운데 강아지나 고양이 그림은 인간세계와 가까운 동물로서 인간의 본성을 은유하고 드러내는데 이용되었다. 사실 이들의 그림들은 영모화라는 화제로써, 조선 중기에 이르러 하나의 화목으로 성립되었다. 정헌칠이 보여주는 강아지 그림은 고전적 맥락을 계승하며 인간세계의 이야기를 한 층 깊숙이 觀照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터럭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탄력 있는 철선에서 명암과 볼륨이 함께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화법은 前作에서 보여주었듯이 조선후기 동물화의 내용과 기법을 두루 섭렵한 결과이기도 하다. 새롭게 선보이는 정헌칠의 동물화에는 동물로 이야기 하는 인간의 기쁨, 슬픔, 두려움과 같은 감정의 변주가 강화되고 있다. 전작에는 강아지의 털과 같은 외형의 필선을 통하여 物我의 경지까지의 표출을 지향하고 있었다면, 근작에는 인간을 닮은 동물 내면의 이야기들을 끌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사실, 동물의 내면은 작가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현재 내면의 풍경이기도 하다. 이미 작가는 강아지의 외형에서 다시 대상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 대상물을 명상함으로써 인간의 본질적 내면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선에서 면으로의 변화하는 필법의 운용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는 그가 대상과 여백의 관계와 표현에서 내용과 의미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이다. 작가가 그리는 <獨樂>, <同行>, <共存>과 같은 작품에서 보여주듯이, 작가는 현재 경험하는 삶의 내용과 나(我)와 강아지를 통한 인간관계의 설정을 그려내고 있다. 이는 작가가 깨달은 진정성 있는 관계의 내용이며, 일회성이 아닌 깊고 오래된 관계 맺기에 관한 성찰이기도 하다. 눈빛으로 드러나는 표정의 변주에서 그의 내면적 갈등과 기쁨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어쩌면 작가는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순수한 강아지의 모습을 통해 소통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정직하고 우직한 그리기에서부터 삽살개와 같은 우리 향토의 강아지와 같은 소재의 선정, 깨끗한 여백의 운용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작태는 삶의 태도와 마음을 닮아 있다. 이것은 동물화의 역사적 맥락에서 오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작가가 그 내용의 변모와 현대적 해석에서 얻은 결과이기도 하다.


 
▲ 정헌칠, 동행(同行), 47x50cm, 한지에 수묵담채


 
▲ 정헌칠, 집착(執着), 80x55cm, 한지에 수묵담채


2. 獨樂과 至樂의 현대적 해석

근자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鬪犬과 같은 극적 감정의 표출은 사실, 작가가 경험하고 있는 세계의 직접적 모습일 수 있다. 이는 작가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며, 현대인류가 살아가야할 현실의 풍경이다. 어쩌면 매력적이고 이완된 前作의 풍경에서 近作은 본격적인 인간풍경을 제시하고자 하는 작가의 확장된 인식과 노력일 수 있다. 그리고 작가가 경험한 세계에로의 거침없는 고백일 수 있다. 그 속에서 정헌칠은 獨樂(홀로 즐거움)이라는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사실 이는 작가가 그려온 작품의 세계에서 종이와 먹을 사용하는 화가의 내용과 필의 고민과 깊어진 작가의 詩적, 정서적 성숙을 보여주는 내용이기도 하다. 송나라의 司馬光은 그의 獨樂園記 에서 다음과 같은 詩를 말하고 있다. 밝은 달이 때맞추어 떠오르고 맑은 바람이 저절로 불어오면... 귀도 눈도 모두 거두어 내 소유로 하게 되나 홀로 마음대로 걸어도 거칠 것 없이 넓도다. 하늘과 땅 사이에 다시 어떤 즐거움이 있어 가히 이것과 바꿀 수 있겠는지를 그런 고로 이를 <독락>이라 이름 한다. (明月時至 淸風自來... 耳目肺腸 卷爲己有 踽踽焉 洋洋焉 不知天壤之間 復有何樂 可以代此也 因合而命之曰獨樂(司馬光(, 11세기) <<獨樂園記>> ) 이러한 독락은 고요하고 적막한 가운데 마음의 얻음과 잃음에 관하여 잊어버리고 그 내면의 뜻을 즐긴다는 것이다. 즉, 외부세계와 내가 하나가 되어 장자에서 말하는 인식의 초월된 지극한 경지의 즐거움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작가가 이상으로 삶는 삶의 내용이기도 할 것이다. 작가는 관조로써 인간계를 사유하고 그 외면적 형상으로서 꽃과 나비와 노니는 동물의 형상을 통해 그 초월적 경지의 모델을 제시하고 다짐하는지도 모른다. 작가의 작품에는 검은 내면의 상처에서부터 이상적 삶의 모델에 이르기까지 동물 이미지를 통해 드러낼 수 있는 범주의 범위를 넓혀나가고 있다. 사실, 독락으로 제시되고 있는 그의 그림과 삶의 내용은 고전과 현대적 자아의 만남과 모색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獨樂은 莊子의 逍遙이며 至樂인 것이다. 정헌칠은 세필(細筆)의 운용에서 북송의 宣和 年間(휘종 년간)의 품격이 뛰어난 화조화나 일본의 琳派(18세기, 에도 회화양식)에서 볼 수 있는, 과감하고 섬세함을 보여주는 보기 드문 작가이다. 정미한 筆의 과감하고 우미한 아름다움을 향후 기대해 보아도 좋을 듯하다. 물론, 구도의 엄정한 균형미와 순도 높은 색채의 명징한 사용에 관한 고민과 결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동물과 인간의 관계, 동물화가 표현할 수 있는 인간군상의 범주와 한계에 관한 폭넓은 스토리텔링에 관한 고민도 필요하다. 이는 깊은 시적, 문학적 정서의 함양과 경험이 요구된다. 동물문학의 범주에서 신화나 종교적 이미지를 차용하거나 페르소나(Persona, 가면)와 같이 겉(표면)과 속(내면)의 현대 문화와의 관계를 탐구하는 것은 창작의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동물화의 현대적 해석에 기대가 높다. 이는 잃어버린 화제의 歸還에 관한 고전의 안정된 미적 향수이기도 하며, 낯설고 냉소적인 컨템포러리에서 찾아지는 피부에 근접하는 정서의 만남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작가의 동물화는 부드럽고 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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