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 참신성, 규모, 구상미술 여부등 고려하여 추천
탐매探梅이번 박여숙 화랑에서는 구성연의 팝콘 사진작업, 이이남의 55인치 LED영상 그리고 이헌정의 가변설치 세라믹과 김종학, 이왈종, 권기수, 허달재, 문봉선의 페인팅 또 책을 뜯어서 작업하는 이지현 총 9명의 작가들의 매화를 주제로 저마다 다양하게 매화의 고고함과 내포된 상징적 의미를 표현한 전시이다. 매화는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지조 높은 이상적인 인간상을 추구하며 비 온 뒤 땅이 더 굳어지듯 추운 겨울과 같은 현재의 힘든 시기를 버텨내어 봄이 오는 희망적인 미래를 지향하고자 그 의미가 더 깊으며 이와 같은 개념은 예부터 우리 선비들이 매화가 핀 경치를 찾아 떠나는 ‘탐매’ 여행을 즐긴 까닭도 추운 겨울 언 땅, 마른 가지에서 살아나는 생명력의 힘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탐매’행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번 전시는 봄이 오는 길목에서매화의 아름다움은 물론 어리고 성긴 매화의 그윽한 향기를 느껴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 이왈종, 제주생활의 중도, 장지위에 혼합, 73x60.3cm, 2013
전시작가 : 구성연, 권기수, 김종학, 문봉선, 이왈종, 이이남, 이지현, 이헌정, 허달재전시일정 : 2013. 04. 06 ~ 2013. 04. 16관람시간 : Open 10:00 ~ Close 19:00박여숙화랑(PARKRYUSOOK GALLERY)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18-17 네이처포엠빌딩 306~310T. 02-549-7574
탐매探梅
박여숙화랑
예부터 선조들은 매화(梅花)를 아담(雅淡ㆍ雅澹)한 풍치(風致)나 높은 절개(節槪ㆍ節介)라는 뜻으로 여겼으며 이는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시기에 핀다고 해서 보춘화(報春花, 봄을 알리는 꽃)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매서운 추위에도 꿋꿋이 피는 매화의 생태를 인간의 고상한 품격에 비유되기도 하며, 겨울이 되어 잎이 지고 나면 일견 죽은 것 같으나 다음해 다시 꽃이 피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장수의 상징물로도 여겼다. 맑은 향기와 우아한 신선의 운취가 있어 순결과 고고함의 상징으로 널리 사랑 받았으며 특히, 눈 속에서 피어나는 생태학적 특징은 설중군자(雪中君子)라 하여 유배자나 은둔지사의 지조와 적개를 표현하는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하였으며 이는 이상적인 인간을 상징하여 예로부터 많은 학자와 예술가들의 탐구의 대상이 되어 이는 글과 그림 등을 통해 매화의 덕을 본받고자 하였다.
구성연, 팝콘시리즈 b02, 180x122cm, C-print, 2006
권기수, a tiny red boat-silver, 90.9x116.7cm, Acrylic on Canvas, 2012
김종학, 매화, 72x60cm, Oil on Canvas, 1991
문봉선, 달과 매화, 종이에 수묵, 97.5x94cm, 2011
빙자옥질(氷姿玉質)이여 눈 속의 네로구나 가만이 향기(香氣) 노아 황혼월(黃昏月)을 기약(期約)하니, 아마도 아치고절(雅致高節)은 너뿐인가 하노라. - 고종 때 안민영 시조 '매화사'中 -
위의 글은 안민영의 스승 운애 박효관의 책상 위에 있는 매화를 두고 쓴 것으로 그야말로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에서 꽃이 피어남을 경이로움에 감탄한 것으로 매화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의 새로운 희망’을 찾는 상징적 의미로도 여겨지기도 한다. 또한 ‘매화사’에서 묘사하듯 사람이 그 무엇에 몰입해 있는 모습은 매화가 아니라 지상의 어느 꽃도 그 아름다움을 쫓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 떠오르는 말이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불광불급’(不狂不及), 즉 ‘봄이 와서 산천에 꽃들이 만발하는데, 내가 흥이나 미쳐서 피울 꽃은 과연 그 무엇인가’ 자기 스스로의 내면적 성숙함을 이루고자 탐구하고 연구하는 이상적인 모습에 대한 찬양도 포함하고 있다.
이이남, 아사천에 매화꽃이 피었네, 55인치 LED TV, 5min 30sec, 2013
이지현, 013MA1901 dreaming book-梅花구나, 60x50x12cm, book 뜯다, 2013
이헌정, 매화꽃, 세라믹, 2013
허달재, 백매, 105x75cm, 한지위 채색,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