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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참신성, 규모, 구상미술 여부등 고려하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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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그린 화가 고갱 그리고 그 이후
일시  6 14() ~ 9 29()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문의   http://gauguin.kr
 
서른다섯에 증권거래소를 그만두고 돌연 전업화가의 길을 선택했던 후기인상주의 대표화가 고갱소설 『달과 6펜스』의 실제 모델로도 유명한 폴 고갱.
그의 브르타뉴 시기(1893~1891)와 폴리네시아 시기(1893~1903)의 대표작을 모은 국내 최초의 회고전이 열린다고갱의 3대 걸작 설교 후의 환상’, ‘황색 그리스도’,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전시도록서문 Catalog Preface>

    낙원그린 화가고갱  Gauguin: Voyage into the Myth

     

    서 순주 / 전시 커미셔너         Sounjou Seo / Director of exhibition

     

    고갱은 멀리서 온 사람이고 또 멀리 갈 사람이다

    빈센트 반 고흐-

     

    서른다섯의 나이에 화가의 길로 들어선 고갱인상주의를 통해 화가로 입문한 그를 미술사는 후기인상주의 대표화가로 칭하고 있다브르타뉴의 시골마을 퐁 타방(Pont-Aven)에서 과감한 색채사용과 원근법을 무시한 화면분할법으로 현실과 상상을 접목한 상징주의(Symbolism)와 종합주의 (Synthetism)라는 탈인상주의적 새로운 미술사조의 맹주로 부상하면서 스스로 인상주의의 종말을 고한 고갱은 최후의 인상파 화가이기도 하다세기말 서구사회에 불어 닥친 산업문명의 소용돌이를 뒤로 하고 타히티섬에서 원시적 삶을 통해 삶과 존재의 근원을 집요하게 추구한 그를 야수주의표현주의입체주의 나아가 추상미술에 이르는 20세기 미술의 다양한 모험의 시대를 여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근대회화의 선구자로 미술사는 기록하고 있다.

     

    고갱의 예술은 길고 긴 여행과 불안한 삶의 연속에서 만들어졌다가난이 주는 현실의 불안은 죽는 날까지 그를 따라다녔고 생활의 불안함에서 오는 삶의 고뇌적 성찰은 작품에 편재하는 절대요소로 그의 작품을 지배하고 있다고갱은 누구보다 무거운 삶의 짐을 지고 살았으며그 짐을 벗어던지고자 누구보다도 많은 꿈을 꾸었고자신의 꿈이 커져 갈 수록 더 멀리 떠나고 싶어했다파리에서 페루의 리마로브레타뉴에서 프로방스로코펜하겐에서 파나마로마르티니끄로타히티에서 마르케이사스로 그렇게 그의 삶은 멀고 긴 여정의 반복이었으며 그의 작품은 그리스 조각이집트의 프레스코화자바와 앙코르의 부조페르시아의 양탄자일본 판화잉카의 토기타히티의 문신등 인류문명의 다양한 유산을 여행한 끝에 만들어졌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우리는 무엇인가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검푸른 색조가 바탕색을 이루는 폭 4미터에 달하는 벽화 풍의 거대한 화폭의 왼쪽 상단 모서리 부분에는 노란색 바탕 위에 세 가지의 물음이 프랑스어로 적혀있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우리는 무엇인가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이 세 가지의 물음이 바로 이 작품의 제목이다탄생에서부터 삶과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운명을 단계적으로 서술한 이 작품은 고갱예술을 철학적으로 함축하고 있는 작품으로 고갱의 인생관세계관우주관을 엿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갱예술을 이해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작품이다.

    동시대 화가들과 비평가들은 그를 "야만인"이라고 기술했다남태평양으로 먼 길을 떠나기 이전부터 브르타뉴의 사람과 자연풍경을 즐겨 그리던 인상주의 시대에도 "야만적 (sauvage)"이라는 단어는 고갱의 회화를 특징짓는 수식어였다고갱의 야만적 기질은 원시문명과의 경험이전부터 그가 태생적으로 지닌 본질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서구문명특히 19세기 후반 유럽사회를 강타한 산업문명과 물질주의 시대를 사는 가난한 예술가에게는 문명의 이기는 배척의 대상이 되었고 물질문명의 폐단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 그로 하여금 원시적인 삶에로의 회귀를 재촉하게 된다.

    때묻지 않는 인간의 삶터라고 꿈꾸며 찾아 간 남태평양 타히티섬의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12명의 인물을 등장시켜 생명의 기원과 삶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고찰을 담은 이 거대한 작품을 통해 고갱은 무엇을 말하려고 했던 것일까에덴 동산에서 추방되면서부터 인간에게 굴레처럼 씌워진 원죄에 대한 반복적인 물음 일까길고 험난한 인생의 고행 길에서 찾아가고 싶은 세상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낙원에 대한 꿈일까하지만 이 작품에는 세 가지의 물음에 대한 답은 없다그저 질문만 던져놓았을 뿐이다병들고 가난하고 정신적 고통마저 극심했던 고갱이 삶의 의미와 인간존재 대한 근원적 물음을 회화라는 공간을 통해 표현한 것뿐이다그러나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화가의 사명이었던 시대에 생각하는 것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미술의 역사에 일대 변혁을 일으킨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나아가 하나의 작품이 한 예술가의 삶의 전부를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얼마나 위대한 작품인가.

     

    본 전시는 고갱의 예술세계를 크게 브레타뉴와 타히티 두 시기로 나뉘어 조명하는 전시다고갱의 예술은 브르타뉴와 타히티라는 지리적으로 상반된 두 장소에 의해 양식적 특성을 구분하고 있다특히 1889년과 1897년은 고갱예술에서 가장 상징적인 연도로 기록되고 있는데 1889년은 브르타뉴시기를 1897년은 고갱의 타히티 시기를 대표하는 의미 있는 해이다..

    인상주의의 그늘아래서 자신의 독창성을 찾아 헤매던 고갱은 1887년 서인도제도의 프랑스령 식민지 마르니끄에서 친구 라발과 함께 5개월간 머물면서 회화의 새로운 길에 눈을 뜨게 된다자연을 모사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현실과 상상을 결합시킨 상징주의 회화는 그가 마르니끄에서 돌아 온 후에 퐁타방에서 탄생하게 된다브르타뉴시기의 걸작으로 고갱예술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상징주의의 대표작 "설교후의 환상"(도판), "황색 그리스도"(도판), "황색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도판)이 탄생한 것도 바로 이 시기이다서양미술사에서 1889년을 고갱에 의한 근대회화의 시작이라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국적 정서가 가득한 타히티시기는 1897년 말부터 1898년 초에 제작된 고갱의 걸작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우리는 무엇인가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 의해 정점을 이룬다. 1889년이 새로운 미술을 향한 도전,새로운 양식으로 변화새로운 화풍에 대한 갈망을 이루어내는 그리하여 20세기 미술의 초석을 알리는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해라면 1897년은 고갱이 예술가로서의 사명을 하나의 작품에 다 쏟아버린 기념비 적인 작품이 탄생하는 해이며 이 작품 이후 그의 삶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고갱의 작품 세계를 1889년과 1897년에 초점을 맞춘 본 전시에 상징주의와 종합주의의 탄생을 알리는 "설교후의 환상", "황색 그리스도", "자화상이 있는 황색 그리스도"등 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그의 대표작과1897년의 걸작품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우리는 무엇인가우리는 누구인가"가 소개되는 건 크나 큰 행운이 아닐 수가 없다보스턴 미술관 소장의 이 작품을 소장 미술관이외에서 볼 수 있는 기회란 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미술역사 속에 걸작으로 소개되는 작품은 시대별작가별로 무수히 존재한다하나의 작품이 걸작으로 지칭되는 이유 또한 다양하기 그지없다어떤 작품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기 때문이고 어떤 작품은 새로운 시대를 연 작품이기 때문이며 또 많은 작품들은 대가의 작품 중에서 으뜸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그러나 고갱만큼 삶과 존재의 의미를 단 하나의 대작에 담아낸 작가가 또 있을까 (중략)

     

    고갱이 남긴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오랜 방랑과 타국에서의 힘들었던 삶 때문에 그의 작품은 세계 도처 다양한 소장자들에게 뿔뿔이 흩어졌다그런 만큼 고갱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으는 건 어떤 인상파 화가들의 전시보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다그러나 고갱의 예술을 이해하는데 그리 많은 작품이 필요치는 않다. 1889년과 1897년의 상징적 작품만으로도 그의 예술에 대한 이해는 충분하다.

    왜 고갱인가 묻는다면 고갱은 가장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싶어했던 19세기의 마지막 인상주의자이기 때문이다현실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가난한 예술가에게 자유로운 영혼만이 창작의 고갈되지 않는 에너지였기 때문이다왜 고갱인가 또 묻는다면 그는 인상주의시대를 마감한 최초의 근대화가이기 때문이다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던 전통회화의 틀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것을 화폭으로 그려낸 그리하여 20세기에 등장하는 탈 전통의 새로운 창작시대로 길을 열어준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20세기에 등장한 야수주의표현주의입체주의나아가 추상미술이 19세기의 마지막 인상파 화가 고갱의 노력없이 가능했을까왜 고갱인가는 고갱만큼 범 우주적인 세계관으로 창작에 전부를 바친 화가는 그의 시대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고갱의 후기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요소는 실존적 모티브나 오브제가 아니다그는 자신이 살아보지도 겪어보지도 못한 인류문명의 수많은 얼굴들을 통찰력 있게 화폭에 담아내면서 존재에 대한 근원적 물음과 낙원에 대한 이룰 수 없는 인류의 꿈을 실현시키고 싶어했다이전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그는 했고 그의 발자취는 근대미술의 발전에 지대한 업적을 남겼다고갱의 예술은 인간이 갈망하는 에덴 동산의 꿈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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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소개_010617-3
    전시소개_02마지막마지막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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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달에 인상파전을 보러갈 예정인데 설레네요.
    미켈란젤로전은 그의 작품의 특성상 작품보다 그의 생애와 다빈치와 주고받은 편지 위주여서 뭔가 허전했는데 인상파전은 볼거리가 많아 눈도 마음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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