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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참신성, 규모, 구상미술 여부등 고려하여 추천

봄·靜·爭

권순평_조성연_임수식 3인展   2010_0514 ▶ 2010_0620 / 화요일 휴관

권순평_秘 園 My Secret Garden The Dwarfed Trees_잉크젯 프린트_120×100cm_2006

초대일시_2010_0514_금요일_05:00pm

2010 써니 갤러리 기획 초대전

기획_Archipelago 주최_써니 갤러리

체험 프로그램_「Image Transfer」_주말,공휴일

관람시간 / 11:00am~06:00pm / 화요일 휴관

써니 갤러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191번지 Tel. +82.031.949.9632

여전히 생이며 잠재적인... ● 정물화靜物畵는 정물의 그림이고, 정물靜物은 사전적으로 이해했을 때 잠시 쉬고 있는 사물이다. 흥미로운 것은 정물이 단순히 그치고 멈춘, '정지停止된 사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정靜은 사물을 얻으려는 투쟁爭이 팽팽히 당겨져 고요함과 평안함, 아름다움이라는 다른 차원으로 나타나는 상태를 가리킨다.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고요와 평온, 아름다움은 서로를 끌어당기는 두 힘, 즉 극한의 에너지와 쟁爭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물은 단순한 부동 혹은 생이 부재하는 사물이 아니라 여전히 생still-life이며 잠재적인 움직임이다. 자연의 부동의 사물을 재현하는 것은 고사한 사물(프랑스어로 정물화는 죽은 자연nature morte이다)의 외형을 재현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물이 품고 있는 생명의 주기와 움직임을 포착하려는 작가의 시선이 더해져 의미를 찾는 것이다. 시각적이거나 촉각적인 사물은 "실제적으로 지속하는 질도 객관적 성질의 개념이나 의식도 아니라, 우리의 시선이나 운동에 의해 발견되거나 되찾아지는 것이고, 이것들이 정확하게 응답하는 문제인 것이다"(메를로-퐁티, 지각의 현상학, 류의근 역, 서울, 문학과 지성사, 2002, p. 476). 즉, 시선이 심리적인 측면의 반영으로만 읽히는 사태를 우리는 경계해야하고 동시에, 시선이 닿는 사물 자체가 소유한 속성들이 우리의 시선에 상관한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봄'은 단순히 외부의 사물이 시신경을 자극하여 뇌로 전달되고 그것의 정체를 파악하는 메카닉한 과정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그것은 사물과 눈이 마주한 실제 상황과 순간 안에서 사물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행위인 것이다.

권순평_秘 園 My Secret Garden The Dwarfed Trees_잉크젯 프린트_ 120×100cm_2006
권순평_秘 園 My Secret Garden The Dwarfed Trees_잉크젯 프린트_ 120×100cm_2006

세 명의 사진가, 권순평, 조성연, 임수식, 이들의 덕목은 그들이 선택한 사물을 멈추거나 죽은 상태의 것으로 고정시키지 않고, 은밀하고 섬세한 시선으로 시간과 기억 그리고 감각의 모든 자취를 품은 사물로 변형하는데 있다. 게다가 그러한 자취를 품고 순간적으로 멈추어 선 사물들은 특유의 감각적이며 미학적인 조형성을 획득한다. 그들의 섬세함은 사물과 마주한 긴 호흡과 의식의 흐름, 그리고 그것의 숨 막힐 듯 한 멈춤에서 연유하고, 은밀함은 표현에서의 왜곡 없이 얻어진 사물에 투영된 사적인 욕망에서 비롯된다. 사적인 욕망은 사물에 개인적인 기억이나 이미지, 감각을 투영하고 사물을 향해 움직이는 작가의 시선을 이르는데, 이 욕망은 정물이 품고 있는 생과 움직임의 힘과 마주하여 팽팽한 긴장을 성형화한다. 주목할 것은 작가들의 욕망을 감지하는 표면에서도 표현에서의 극단적인 왜곡이 부재한다는 점이다. 이는 사물 자체가 소유한 속성들, 그것이 안정된 것은 아닐지라도 소유하고 있어 우리의 지각에 작용하는 속성들을 잃지 않음으로서 사물이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저지한다. 따라서 사적인 욕망은 슬그머니, 은밀하게 드러난다.

조성연_사물의 호흡_피그먼트 프린트_61×41cm_2006
조성연_사물의 호흡_피그먼트 프린트_61×41cm_2006
조성연_사물의 호흡_피그먼트 프린트_61×41cm_2006

권순평의 「비원」은 자연의 신비로움과 생명의 주기를 모두 간직한 분재목이 '뿌리채' 드러난 순간이다. 고상한 취미의 대상인 분재는 실제로는 매우 왜곡된 혹은 인위적인 자연이다. 나무 한 그루에 자연의 경관 모두를 담으려는 인간의 욕망과 그 덕에 자신의 신비를 간직하는 사물. 나무 한 그루는 비밀스런 정원 하나가 된다. 권순평은 분재가 던져지는 그 순간 나무 내부에서 일어나는 삶과 죽음의 충돌과 공존하는 에너지를, 그 카오스적인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은 채 순간적으로 정지시키고, 진공상태로 만든다. 나무에 투영된 욕망과 '바람의 냄새까지 품은' 자연이 눈앞에 멈추어 있어 우리의 시선은 비밀 하나를 얻은 듯하다. 조성연의 작업은 순간의 멈춤이라기 보다는 사물로 향한 시선이 사물과 오랜 시간 마주하고 관계 맺으며 얻어지는 「사물의 호흡」이다. 사물과 함께 숨을 쉴수 있을 때까지 응시하여 얻어진 사물의 형태는 멈춤이라기 보다는 진동이다. 그것은 아주 미세한 진동이어서 숨을 죽여야만, 작가와 사물과 함께 숨을 쉬어야만 감지되는 진동이다. 사물 저 깊이 내부에서 움직이고 있는 생의 의지가 작가의 시선과 호흡에 의해 가만히 떠오른다. 책이라는 사물을 한 장, 한 장 찍어 그 이미지들을 하나로 축적하는 임수식의 「수필」 시리즈 역시 가만히 떠오른 사물의 이미지들을 갖고 있다. 의식의 흐름을 통해 지각된 사물인 책은 작가의 기억과 의식, 욕망에 의해 매우 사적인 이야기로 변형된다. "그들은 앞에선 나의 시선에 화들짝 놀라며 이야기들을 늘어놓았다. 어둡고, 흐릿하고, 장황한 이야기들......".(임수식 작가 노트) 사적이고 일상적인 수필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미 가독성을 포기한 책은 작가의 시선에 반응하는 책들인 것이다. 흐릿하고 장황한 이야기들은 이미지 위로, 위로 흔들리며 떠오른다. 전시는 전통적인 정물의 대상들을 사진을 매체로 응시하는 이 세 명의 사진가, 권순평, 조성연, 임수식의 작업을 통해 동시대 정물 사진과 시선의 변주에 주목하고자 한다. 권순평의 무중력 공간에서의 순간적 멈춤, 조성연의 작업이 보여주는 고요한 숨, 임수식의 축적되어 응축되고 떠오르는 책. 이들 모두는 극한의 움직임과 에너지를 다스리고, 감싸 안고, 팽팽하게 싸워 얻어진 긴장과 멈춤, 고요의 순간으로 기록되며 소소한 일상과 자연의 사물들 하나하나가 그 순간의 긴장과 떨림을 품은 미학적 경험으로 변형되고 있다.

임수식_무소유 nonpossession 無所有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_17×21cm_2007
임수식_수필 essay 隨筆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_17×21cm_2007
임수식_오감도 ohgamdo 烏瞰圖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_15×20cm_2007

봄春은 겨우내 품고 있던 에너지와 생명의 힘을 모아 작은 꽃과 여린 싹으로 그 생명의 주기를 시작한다. 봄은 다시 돌아온 생명의 주기가 품고 있는 신비로움을 깨닫게 하는 시간이자 앞으로 살아갈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 차있는 공간의 장이다. 보는 행위seeing가 사물을 향하여 가는 작가의 시선인 것처럼 봄spring 역시 사물을 향하는 에너지가 가득 찼으나 평온한, 바람 냄새마저 가벼운 시절이 아니던가. ■ 현지연

- 다도해를 의미하는 Archipelago는 현혜연, 현지연이 함께 기획하는 예술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Archipelago는 섬섬이 흩어져 있으나 하나의 군도로 다시 모이는 현대인의 삶과 사고의 방식을 은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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