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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참신성, 규모, 구상미술 여부등 고려하여 추천

운영자 2011-02-11 09:15 조회 수 2947 댓글 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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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획의도

광주시립미술관(관장 박지택)은 혼을 담은 색의 화가 <윤재우>전을 개최합니다. 광주를 예향이라 부르듯이 역량 있는 많은 작가들이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을 하였습니다. 윤재우 화백은 초창기 광주사범학교, 조선대에서 화가로서 미술교육자로서 힘을 쏟은 남도 화단의 1세대 작가로 화려하고 장식적인 색채를 사용하여 작품세계를 완성한 남도의 대표 작가입니다.

윤재우 화백이 2005년 작고한 후 미망인 박용지 여사님을 비롯한 유족들은 주옥과 같은 작품 75점을 작품세계의 고향인 광주(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해 주셨습니다.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주옥같은 작품 75점은 정열이 담긴 강한 색으로 표현한 작품과 다양한 조형적 실험이 완성된 작품으로 우리 미술사에 기록 될 수 있는 명작입니다.

윤재우의 작품 세계는 각 시기별로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야수파적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선적인 느낌과 화려하고 장식적인 색채를 사용하여 배경과 인물이 혼합된 것이 특징입니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완성하는 것은 기나긴 과정을 필요로 하고 자신만의 절대적인 작품이 있어야 합니다. 윤재우의 작품은 작가의 영감을 정열이 담긴 강한 색과 단순화한 조형적 실험이 완성된 작품입니다.

<윤재우>전은 1950년대 초창기 밝은 한국적 인상주의 색채부터 2000년대 화려하고 강렬한 원색의 작품까지 윤재우의 예술적 성과를 한 눈에 살펴 볼 수 있는 특별전으로 기증 작품과 함께 유족 소장 작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작품 등 작가의 대표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 구성은 색을 사용함에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윤재우 화백의 작품을 4시기로 나누어 각 시기별 작품의 전개양상과 의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전시실에 작은 방을 만들어 화가가 손수 작업한 화구,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작가에 대한 영상물을 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평생에 걸쳐 화업을 이룬 작가적 성과를 조망하고 윤재우 화백의 회화세계가 미술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2. 기 간 : 2010.11.30 ~ 2011.02.13
3. 장 소 : 본관 제1,2전시실
4. 출품 작가

귤원 윤재우
5. 작품수 : 100여점(기증작품 75점)
6. 주최 및 후원

광주시립미술관
7. 전시내용

※ 귤원 윤재우(1917~2005)

윤재우는 오사카 태동 초상학교를 수료한 후 오사카 미술학교에 입학하여 본과 3년, 전공과 2년 등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을 하였다. 오사카미술학교 유학시절에 고호와 세잔을 좋아하였고 훗날의 그림에도 영향을 주어 주관적인 포비즘을 지향하였다. 해방 후에는 광주사범학교와 조선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하고 한국전쟁 이후에 황폐해진 조선대학교를 사임하고 서울 이주 후 교육자로서 삶과 화가로서 활동을 하였다. 작품 세계는 1960년대는 사실적이고 목가적인 화풍을 거쳐 점차적으로 순도와 명도를 높여 경쾌하고 자유로운 색으로 그렸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주관적인 색의 사용과 화면을 평면화 시키면서 개성적인 감각으로 대상을 파악하여 강렬한 색채와 형태의 변형, 단순화를 통해 개성이 강한 화면을 구성하였다.




혼이 담긴 색의 화가 윤재우


오병희(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윤재우>전을 개최하며

혼이 담긴 색의 화가 <윤재우>전은 남도화단의 제1세대 작가인 고(故) 귤원(橘園) 윤재우 화백의 작고 5주년 기념 회고전으로 작가의 회화 세계를 전반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전시이다. 윤재우 화백은 조선대, 광주사범대 교수에 재직하면서 작품의 정신적 고향인 된 광주에 유족들이 주옥과 같은 작품 75점을 기증하였다. 이번 전시는 유족들의 기증한 뜻을 기려 많은 분들에게 귀중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전시이다.
윤재우 화백은 강진출신으로 해남 윤씨 가문 고산 윤선도의 13대 종손이다. 해남 윤씨 가문은 강진 지방을 중심으로 무관직에 종사하였다가 윤효정(1476~1543) 때 해남에 본관을 두었다. 시문과 학문이 뛰어난 윤선도를 비롯하여 손자인 윤두서, 윤덕희, 윤용 등 3대 선비 화가를 배출한 남인계의 조선후기 예술계의 명문 가문이었다. 또한 해남 윤씨 가문은 선조들의 계승정신이 강해 가통을 보존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는데 윤재우는 해남 윤씨 가문의 예술적 혼을 그대로 받은 작가이다.
윤재우는 강진에 있는 도암보통학교를 졸업하였는데 김인배 교장이 윤재우의 임화실력을 보고 학교 대표로 경성농산물공진회에 출품시키면서 그림을 그리게 된다. 일본에 건너가 낮에는 안경공장을 다니고 밤에 야간부로 고등소학교를 수료하였다. 오사카 태동 초상학교를 수료한 후 오사카 미술학교에 입학하여 본과 3년, 전공과 2년 등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을 하였다. 오사카미술학교 유학시절에 정종녀, 송영옥, 양인옥 등과 함께 수업을 받았고 학비를 벌기 위해 철공소에서 일을 하고 신문배달을 하면서 공부를 하였다. 당시 윤재우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은 일본화단에 고갱과 세잔을 소개한 사이토 요리였다. 스승의 영향으로 고호와 세잔을 좋아하였고 훗날의 그림에도 영향을 주어 객관적인 묘사주의에서 벗어나 주관적인 포비즘을 지향하였다.
귀국 후 학도병 징병대상이었지만 1944년 목포 문태중 교사가 되면서 전쟁에 징병되지 않았다. 해방 후에는 광주사범학교와 조선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하고 한국전쟁 이후에 황폐해진 조선대학교를 사임하고 서울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임용되어 서울 광화문의 신문로로 이주했다. 서울 이주 후 서울고, 수도여고에서 교사생활을 하였으며 선린중, 서울여고에서 교감을 지내고 서울시교육위원회 장학사, 봉천중 교장 등을 거치면서 교육자로서 삶을 이어 갔다. 또한 윤재우는 서양미술사가 정리되어 있지 않는 1958년에 『근대회화사 : 유파와 작가와 작품』을 저술하여 학생들에게 서양미술을 소개하였다.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주말과 야간작업을 통해 작품 연구와 활동을 꾸준히 하였다. 작품을 주제별로 분류하면 풍경과 정물을 1980년대 중반까지 많이 그리다가 1980년대 후반 이후 풍경과 정물과 함께 인물 특히 누드를 원색의 평면적 구조로 많이 그렸다. 시기별로 보면 일본 오사카 유학 후 초기 작품은 복고적이거나 한국인의 심성을 표현하는 목가적인 작품을 그렸다. 1960년대는 사실적이고 목가적인 화풍을 거쳐 점차적으로 순도와 명도를 높여 경쾌하고 자유로운 색으로 그렸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주관적인 색의 사용과 화면을 평면화 시키면서 개성적인 감각으로 대상을 파악하여 강렬한 색채와 형태의 변형, 단순화를 통해 개성이 강한 화면을 구성하였다. 또한 감성적인 화려한 색채 속에서 굵은 윤곽선을 사용하여 회화의 구조적 형태를 유지하였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주제와 혼이 담긴 색의 화가 윤재우 화백의 작품을 소개하는 회고전으로 작가가 다시 한번 주목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공공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이 기증 작품들을 소장 전시 연구하는 본연의 임무를 성실하게 하여 기증 작가에 대한 작은 보답을 할 수 있는 전시이다.


작품론

윤재우의 작품세계를 주제와 색의 사용에 따라 4시기로 구분하였다. 첫 번째 시기는 1950년대로 밝은 원색을 사용한 한국적 인상주의 색채를 사용하였다. 두 번째 시기는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중반의 토착적 자연환경과 도심속의 생활을 향토색을 사용하여 그린 작품과 어두운 색채의 조형성을 강조하여 그린 정물화를 그렸다. 세 번째 시기는 1970년대 후반부터 자연을 보고 실경을 밝고 맑은 색채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990년대 이후 밝은 원색을 사용하여 2000년대는 화려하고 강렬한 원색을 사용하여 작품의 원숙미를 느끼게 한다.


제1기(1940~1950년대) : 한국적 인상주의 표현

윤재우는 1944년 귀국 이후 50년까지 광주를 중심으로 매우 의욕적인 창작 활동을 하였다. 한국전쟁 이후 53년까지 혼란기를 겪은 후 53년 서울로 상경하여 광화문(신문로)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이 시기는 서울고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고등학교 미술실의 확보된 작업실을 중심으로 작가활동과 교육을 하였다.
1949년 제1회 개인전 때에 오지호의 평을 보면 각고의 작가적 수련을 바탕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화도를 개척하였다고 보았다. 또한 윤재우의 탐색 중점이 투명하고 찬란한 조국의 색채며 많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평하였다. 이 시기 윤재우의 작품은 한국적인 인상주의를 바탕으로 밝은 원색이나 갈색의 흙빛을 주로 사용하였다.
1955년의 <해바라기가 있는 사택>은 노랑색의 해바라기와 붉은 사루비아를 그리고 녹색과 대조를 이루는 검은색 건물과 짙은 청 푸른색 하늘 등을 다채로운 색감으로 한국의 풍경을 표현한 걸작이다. 1959년 <시민회관이 보이는 풍경>은 현재의 세종문화회관이 된 옛날 서울시민회관을 언덕에서 바라보는 구도이다. 밝은 노랑의 나뭇잎의 나무와 단풍으로 물든 언덕과 갈색의 흙과 굵은 필선으로 표현된 서울 도심의 건물, 멀리 보이는 초록산과 청색의 하늘이 잘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발전하는 서울 도심의 풍광과 자연의 조화를 빛의 변화에 따른 밝은 색조로 표현하였다. 인물화는 1954년 7살의 딸을 그린 <진아의 모습>이 있다. 어린아이의 반신상이 구도가 안정되어 있으며 붉은 빛깔의 옷에 흑색의 배경은 대조적이면서 색감이 중후하며 안면처리가 인상적인 터치로 그렸다.
정물화는 1954년 <정물>은 책더미를 배경으로 옹기간장병과 접시 위에 양파와 백자 대접에 담긴 여러 가지 과일 등 기물 간에 균형이 잡힌 화면을 구성한다. 따뜻한 햇빛에 의한 가벼운 빛을 포착하여 대상의 질감을 표현 하였다. 중간색을 사용하여 색의 조화와 대비가 뛰어나며 과일 등 기물의 표현은 세잔의 영향으로 사실감보다는 입체적인 표현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제2기(1961~1970년대 중반) : 사실적, 목가적 표현

윤재우는 1961년 신촌으로 이주하였다. 교육자로 바쁜 일상 속에서 화가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시기이다. 이 시기에 밤의 정물이 많이 등장한 이유는 낮에 공직 일을 하고 밤에 집 마루에 마련한 정물대를 중심으로 새벽까지 작품 활동을 하여 작가 스스로 ‘밤의 화가’라 지칭하였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중반 작품 활동은 국전에 해마다 출품하여 특선과 입선을 하였다. 그리고 사실주의적이며 목가적인 색을 띠는 화풍으로 인물화를 비롯하여 정물이나 풍경 등의 일반적인 소재를 그렸다. 국전에 출품하여 특선을 한 작품들은 기법 상으로 실외의 광선을 인식하여 빛의 미묘한 변화에 따른 화면효과를 추구하였으며 실외를 그린 작품들은 빛에 따른 향토색적 색채감을 띠고 있다.
국전에 출품 특선한 작품들은 엄격한 형태감과 차분한 구성이 화면을 채우고 있다. 정물화는 윤재우의 작업실 안에서 그려진 것으로 사과, 석류, 배 등 과일, 술병 등과 배열된 천과 화분 속의 식물을 주된 소재로 하였다. 이 정물들은 매우 자연스럽고 우연하게 놓여진 듯이 보이나 작가의 눈으로 자연의 질서를 관찰하기 위하여 하나하나의 위치를 세심하게 조정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시기에 밤에 그린 정물을 국전에 출품하였는데 당시 장학사 생활을 하면서 밤늦은 시간에 작품 활동을 하였기 때문이다. 1965년 <창변정물>은 가운데 흰색 테이블 뒤편에 사각의 어항과 둥근 선인장 화분을 놓고 포도를 놓은 접시와 과일을 앞쪽에 놓아 공간감을 나타내었다. 그리고 두개의 붉은색과 검정색 둥근 탁자를 아래쪽에 놓아 구도를 안정시키고 있다. 안정된 구도와 특유의 질감표현과 물상들이 나타내는 정서적 분위기에 조형감이 나타나는 작품이다. 1966년 <밤의 정물>은 어두운 밤에 들어온 작은 빛에 의해 나타나는 정물을 표현한 작품이다. 세잔과 같은 후기인상주의 재질감에 캔버스의 질감을 살려 유화의 맛을 냈으며 물체의 정확한 묘사와 질감을 표출하고 있다. 소재 면에서 전통적인 도자기와 서구의 양주와 파이프, 야수파적 서양 그림책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1968년 <테라스>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적갈색의 향토적인 배경과 소재로의 작품을 예견하는 작품이다. 화실 유리창에 반사된 빛을 통해 비추어진 실내의 정물과 실외의 화초를 꽉 찬 구성으로 정물의 표현에서 세잔의 영향으로 평면이지만 입체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기존의 어두운 색채 속에서도 점차 밝아져 1970년대 밝은 목가적인 색이 나올 것을 예견할 수 있다. 실내공간을 어둡고 탁한 색으로 표현하였으며 창 밖의 붉은색 맨드라미 붉은색과 화분 속 노랑색 석류는 생동감을 나타내며 짙은 녹음과 대조를 보인다. 1972년 <밤의 정물>은 1960년대 어두운 정물화에서 벗어나 밝은 색과 다소 어두운 중간색의 대비를 통해 견고한 입체감과 재질감을 나타냈다. 각종 기물이나 과일 등도 공간적으로 연관을 지으며 배열되었으며 기존의 정물화와는 달리 풍부한 색상과 세련된 색조를 보이고 있다. 인물화는 1960년 <아내의 상>이 있다. 당시 국전에서 주목 받은 사실주의적 좌상의 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신라 토기와 선인장, 금붕어가 있는 어항을 어두운 색채의 배경에서 책을 읽고 있는 부인상으로 다홍치마가 눈에 띠며 다소 진부한 주제의 작품을 돋보이기 위해 기물을 짜임새 있게 배치하였다.
이 당시 윤재우는 자신의 집을 소재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1970년 <뜰>은 녹음이 우거진 뜰 안에서 의자 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노랑색 옷을 입은 여인과 자신의 흰색의 조각이 연관을 맺는 그림이다. 자연의 녹음을 바라보는 작가의 색감이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전경의 붉은 사루비아, 노랑색 맨드라미 등 화초와 연못 등 밝은 빛 아래에서 녹음이 밝은 색조로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서울 신촌에 있는 집에서 칠면조를 키웠으며 칠면조를 그린 작품은 색채와 소재가 평화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나타난다. 토속적인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해 칠면조를 그리고 색은 황토색을 주조로 하여 그렸다. 1969년 <한일(閑日)>은 목련나무 아래에서 한가롭게 놀고 있는 칠면조와 토담아래 장독대 뒤편의 초가집이다. 따뜻한 봄날 서울 신촌 집에서 바라본 전경을 그린 작품으로 칠면조와 초가집, 토담, 장독대 등 한가한 농촌의 분위기와 햇빛이 따뜻하게 비친 황토색 흙의 질감이 두드러진 평화적이고 목가적 작품이다. 1970년 <양지>는 7~8월에 노랑색과 빨강색의 맨드라미가 핀 황토색 마당에 칠면조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1970년 <창변정물>은 창가를 기준으로 안쪽에는 다양한 기물을 두고 어두운 색채로 표현하고 바깥쪽에는 황금빛의 양지에 잘 익은 포도 덩굴과 포도 그리고 맘껏 뽐내고 있는 칠면조를 대조 시켜 그린 작품으로 실내와 실외를 그릴 때 작가의 색채가 다르게 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제3기(1970년대 후반~1980년대) : 밝고 맑은 색 표현

윤재우는 1977년 신촌에서 봉천동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후 2층의 방 한 칸을 개조하여 화실로 사용하고 관악산 풍경은 2층 화실에서 제작하였다. 1982년에 남영동에 ‘아르꼬스모’라는 개인 화실을 마련하여 화실에서 작업을 하고 주말에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풍경화를 그렸다.
1980년대 윤재우의 작품은 자연에 관심이 증가하여 산과 바다와 같은 자연의 실경을 그렸다. 색채는 빛의 가시적 효과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1970년대 어두운 색채에서 벗어나 밝은 원색의 색채를 사용하였으며 대상을 단순화하였다. 자연에 대한 감성을 표현하는 데 색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자연을 조형화하여 작품을 제작하였다. 우리 국토를 대상으로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에 걸친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미를 다양한 감성을 넣은 색채로 표현하였다. 작가는 여행을 통해 얻어지는 일상에서 보여 지는 풍광과 더불어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의 모습을 관조적인 입장에서 그렸다. 윤재우의 풍경화는 자연을 보는 감각과 더불어 고향의 흙 내음이 연상되는 공감각적, 서경적 작품이다.
1982년 <홍도풍경>은 위에서 바라보는 홍도항의 풍경을 그렸다. 전경에는 사람이 사는 집을 화사한 풍경으로 그리고 중경에는 배와 항구 후경에는 홍도의 기암절벽과 먼 바다를 아름답게 묘사하였다. 관악산을 그린 일련의 작품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풍경을 그렸다. 1983년 <관악입추>은 가을날 창 밖으로 멀리 보이는 관악산을 그린 작품으로 전경의 정물과 화단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구성하여 아름답게 묘사하였고 중경에는 서울 도심과 멀리 보이는 관악산을 그렸다. 전경의 정물과 화단은 밝은 색으로 그리고 관악산을 청색을 사용한 공기 원근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984년 가을 단풍이 든 전경에 도시와 멀리 관악산을 배열한 <관악추일>은 도심속에서 느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과 자연과의 조화를 소재로 한 그림이다. 이러한 주제의 작품으로 1987년 <서귀포의 봄>은 돌길을 따라 거니는 사람과 예쁜 나무들을 심은 시골집이 중심을 이루며 후경에 섬과 바다 하늘을 배치하여 인간 삶을 중심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풍광을 아름다운 색채로 묘사하였다. 1989년 <무등호>는 웅장하지만 조화를 이룬 무등산을 배경으로 호수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그렸다.
인물화로 1984년 <나부습작>은 기존의 국전 중심적인 사실주의적 인물화에서 벗어나 야수파적 요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초창기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좌상에서 표현한 대각선 구도를 그대로 사용하였지만 거친 필선과 다소 어두운 원색 색조의 물질감을 바탕으로 입체감이 나타난다. 1986년 은 의자에 앉아 있는 출가한 딸을 그린 작품으로 1980년대 중반 이후 화려한 원색을 사용하는 작가의 인물화가 나오기 전의 양식을 보여준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정물을 놓아 실내를 표현하고 진한 윤곽선과 밝은 원색을 사용하여 기존의 좌상과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작품을 그렸다.
1970년대 중반이후 정물화의 전반적인 색상이 밝아지고 원색을 사용하게 된다. 1976년 <입추의 계절>은 1970년대 어두운 창가 속 풍경의 어두운 색채에서 벗어나 밝고 맑은 원색을 사용하였다. 검은색의 보와 대조적으로 밝은 색의 원색을 사용하였으며 정물은 평면 속에서 입체감이 나타난다. 창 밖의 풍경은 맑고 밝은 원색을 바탕으로 화려한 색채로 평면적으로 제작하였다. 1979년 <모과>는 반 고호를 연상시키는 두터운 질감과 진한 원색을 사용하였다. 노랑색의 모과의 색채와 두터운 질감은 이를 담은 적갈색의 칠이 되어 있는 나무 접시, 감과 대조를 이루며 1980년대 중반 이후 원색 경향의 작품의 시작을 보여주고 있다. 1985년 <밤의 정물>은 원색과 중간색을 적절하게 사용하여 입체감을 강조하였다. 접시 속에 놓인 과일들과 식탁보가 서로 보색 관계를 이루고 있으며 기물 간에 입체감이 표현되어있다. 1985년 <장미>는 노랑, 빨강, 파랑 등 청화백자 화병위에 원색의 밝고 화사한 장미와 검은 흑색의 배경이 대조를 이루는 작품이다. 이들 작품은 1980년대 밝은 원색을 사용했지만 조형감이 나타나는 작품으로 1970년대 어두운 색채의 정물과 1990년대 이후 강렬하고 화려한 색으로 평면화 된 정물과는 구별이 된다.


제4기(1990년대~2005) : 화려한 색채 표현

윤재우는 1988년 반포 아파트로 이주하고 1996년 남영동의 개인화실을 역삼동의 Y-화실로 이전한다. 이 시기에 100호가 넘는 대작을 많이 제작하고 Y-화실에서 다양한 누드를 제작하였다. 인생의 황혼 길로 접어든 이 시기의 작품은 화려하면서 원숙미가 두드러진다. 색은 마티스, 루오와 같은 야수파 화가들의 작품을 연상시키며 실재로 작가는 마티스와 루오를 좋아하고 이들의 화풍을 따랐다. 특히 이 시기 정물화와 인물화를 많이 그렸으며 윤곽선과 어우러진 화사하고 따뜻한 색채와 단순화한 사물 형상에 구석구석까지 긴밀한 화면 구성이 특징이다.
2000년, 2001년에 그려진 <양지의 화실>과 1996년 <꽃과 소채가 있는 정물>, 1999년 <6월의 정물>은 원색의 화면과 윤곽선의 사용, 형태의 단순화와 화면의 평면화가 나타나는 강렬한 표현을 하였다. 붉은 색과 파란 색으로 대비된 색조가 화려하고 강한 느낌을 주며 2000년대에 더욱 평면화 되어 장식화 도식화 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정물을 그릴 때 작가는 한국적인 소재와 미에 대한 관심을 가져 청화백자 항아리, 토기, 한국 전통복식을 입은 인형 등과 서양적 실내와 혼합하는 구조를 자주 사용하였다. 도자기와 이에 새겨진 전통문양은 서구적인 요소와 조화를 이루며 현대적 조형감각으로 변형시켜 형상화한 작업을 하였다. 정물화 속에서 가상풍경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밝고 맑은 원색의 평면화 된 화면 속에서 진실과 가짜의 모호한 경계선을 보여준다. 어떤 것이 진짜 풍경이고 가짜 풍경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는 요소로 인식하게 되며 진짜와 가짜가 혼재한 현실을 보여 준다. 1999년 <6월의 정물>, 2000년 <양지의 화실>, 2002년 <장미의 계절>은 실재 작가의 화실에서 그린 작품이나 한강과 제2한강교(양화대교), 그리고 63빌딩이 보이는 모습은 실재 화실에서 보인 풍경이 아닌 작가가 한강을 보고 느낀 가상의 공간을 표현한 것이다. 색채는 각각 나름대로 질서를 가지고 있어 실제의 모습과 작가의 주관적 감정으로 만든 공간이 공존하게 된 것이다. 작가가 풍경을 작업실 정물과 함께 그렸다는 것은 풍경이 더 이상 눈으로 그릴 필요가 없어 진 것으로 작가의 마음속에 있는 색의 요소를 결합한 것이다. 2003년, 2004년 <봄의 정물>은 화사한 색에 단순화와 변형을 통하여 창의적으로 표현하여 2000년대 후반기에 한층 중후하고 견고한 느낌으로 그린 것을 알 수 있다. 도식적인 정물화의 형태를 탈피하여 꽃의 본질을 잡아 특징적으로 표현하였으며 강한 원색의 대비와 부드러운 표현이 조화된 환상적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1990년대 초중반의 인물화는 화려한 원색을 사용하면서 입체적 조형감이 나타나는 조화와 평안함이 느껴지는 작품을 그렸다. 1990년부터 1995년 중반까지 <누드>는 앉아 있거나 비스듬히 누워 있는 여인에서 율동적인 선과 색채로 마티스와 모딜리아니의 입체감을 연상케 한다. 1990년 후반 이후 인물화는 1999년 <화실의 여인 와상>, 2002년 <화실의 누드 2인상>, 2004년 <화실의 누드> 등과 같이 화려하고 눈부신 색채를 바탕으로 여인의 부드러운 곡선을 표현하였다. 여인을 중심으로 벽면의 그림, 전면의 탁상과 의자 등의 기물들이 화면을 채우며 전체적인 구성과 형태가 조화를 이루어 화려하면서 장식적이고 평면적이다. 인물화를 그릴 때 중요한 소재는 거울로 거울 속에 비춘 모습은 이 거울 앞에 작가가 그림을 그린 모습이나 거울 앞에 표현하지 못한 배경을 전반적으로 축약해서 보여 준다. 작가의 모습도 작품의 일부가 되고 여인의 모습 중 표현하지 못한 뒷모습도 거울을 통해 그렸다.
1990년대 풍경화는 다양한 자연의 조형요소를 진지한 탐구를 통해 묘사하였고 명암에 의해 원근 공간을 완전히 배제하였다. 찬색과 따뜻한 색의 처리와 굵은 선으로 구조가 확립되어 화면이 견고하고 안정감을 보여준다. 독자적인 색채의 조화를 바탕으로 풍경을 색면으로 이해하여 물, 빛, 공기, 암각, 식물, 인간을 단순한 색채개념으로 만들었다. 1995년 <완도조망>은 색면으로 분할된 완도의 전경을 주황, 노랑 그리고 보색관계인 초록을 채색하여 생생한 표면 효과를 강조하였다. 1998년 <입추의 계절>은 빨강과 초록, 노랑과 보라, 주황과 파랑이 경쟁하는 듯 강렬함을 보이는 가운데 색채 사이에서 흰색은 휴식의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2004년 <설악산 장군봉 추색>은 리듬감과 생명감이 넘치는 빨강, 노랑, 분홍, 파랑의 색채는 가을 자연의 풍요로움에 대한 주관적 표현이다.


윤재우의 작품 세계는 각 시기별로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해왔다. 특히 야수파적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선적인 느낌과 화려하고 장식적인 색채를 사용하여 배경과 인물이 혼합된 것이 특징이다. 기물들이 원근감이 사라진 채 서로 혼합이 되어 장식적인 느낌이 강하게 나타난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세계를 완성하는 것은 기나긴 과정을 필요로 하고 자신만의 절대적인 작품이 있어야 한다. 윤재우의 작품은 작가의 영감을 정열이 담긴 강한 색과 단순화한 조형적 실험이 완성된 작품으로 우리나라 미술사에 남을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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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이국적이에요~ 색채도 강렬하고...

저번에 본 보테로아저씨 정물도 형태가 단순하고 색이 강렬하던데~

 

좋은그림 많이 보는게 제일 좋은공부인거같아요. 실력은 안되더라도 보는 눈은 좀 생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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