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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참신성, 규모, 구상미술 여부등 고려하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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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노트

펜화에 담는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

조선 백자 그릇에 만든 이의 낙관이나 서명이 있으면 무조건 가짜랍니다. ‘내 작품이니 멋지게 만들겠다.’ 는 욕심을 부리지 않던 조선 장인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무아(無我)의 미’라고 하여 세계적인 석학들이 조선 공예품을 ‘공예 예술 최고의 경지’ 라고 극찬하는 근본 이유입니다. 내 것, 내 작품이란 의식이 있을 때 욕심이 생기고 때가 묻어나는 법이지요.
건축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서양 건축처럼 개성이 두드러지는 한옥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한옥은 어디에 가나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어 개성 있는 건물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절의 대웅전을 정면에서 찍은 사진에 배경과 현판의 글씨를 지우고 죽 늘어놓으면 주지스님도 자기 절의 대웅전을 쉽게 찾지 못할 것입니다. 정자도 마찬가지여서 함양의 거연정과 농월정, 거창의 요수정 등 많은 정자가 배경을 지우고 나면 구분하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이처럼 전통 한옥들은 현대 건축가들이 당연시하는 ‘내 작품 내 건물’과는 전혀 다른 ‘무아의 미’ 그 자체입니다.
우리 목조건축기술은 백제 때 세계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통일신라 때 지은 황룡사 9층 대탑이 그 실증으로서 현대의 기술로는 5층 이상 지을 수 없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기록된 일본 나라 호류지 금당과 5층탑을 백제 장인들이 지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 목조 건물로 손꼽히는 나라의 동대사 금당도 우리 선조가 지었습니다.
이렇게 뛰어난 건축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떤 모양으로 짓느냐’ 보다 ‘무었을 위해 짓느냐’를 더 중요시하였습니다. 또한 ‘내 작품이니 나의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욕심이 없던 선조들의 마음 자세가 우리의 건축문화재에 짙게 배어 있습니다. 자신의 삶보다 남의 삶을 중요시하였던 아름다운 장인정신이 보이는 것입니다.
구한말 조선을 다섯 차례나 방문한 영국 지리학회원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는 조선 땅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비옥하다 했습니다. 이런 천혜의 자연에서 살아온 우리 선조들은 이 땅과 자연을 살아 있는 존재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큰 바위나 오래된 고목을 존경의 대상이 되었으며 산맥과 지맥을 끊는 것을 금하였습니다. 자연을 극복의 대상이 아닌 ‘공생의 관계’ 로 생각 한 것이지요. 집을 지을 때는 자연조건을 최대한 이용하고 환경파괴를 최소화하였습니다. 서양 건물이 자연 속에서 툭 불거져 보이는 반면 우리 건물은 푹 파묻혀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런 특성 때문일 것입니다.
환경파괴에 의한 엄청난 재앙에 직면한 현대사회가 본 받아야할 이상적인 건축은 우리 선조들이 추구하였던 건축 사상에 그 해답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펜화에 담고 싶어 하는 우리건축의 아름다움은 ‘한국 전통건축이 세계 제일’이라는 국수주의적 주장이 아닌 세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무아의 아름다움’이며, 세계의 건축이 추구해야 될 ‘자연이 우선하는 건축’입니다. 우리건축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펜화에 담아서 판화로, 캘린더로, 엽서로, 책으로 만들어서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자랑도 하고, 함께 보고, 느끼고, 즐기고, 배우게 하고 싶습니다. 


갤러리 라메르 (2011.6.15 -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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