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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으면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을 올려두었습니다.

그림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미술사 공부가 꼭 필요한가?

   기독교나 불교, 영어에 대해 알기를 원할 때 우리는
   으레 성경이나 불경, 영문법 책을 집어든다. 사람들

  
기독교나 불교, 영어에 대해 알기를 원할 때 우리는
   으레 성경이나 불경, 영문법 책을 집어든다. 사람들
   은 왜 그러한 행동을 취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 그러한 책들 속에서 우리가 알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일목요연하게 들어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그림에 대해 알고자 할 때 미술사책을 집어드는 이유
   도 바로 성경이나 불경을 집어드는 이유와 유사할 것
   이다. 미술사 책은 말 그대로 미술에 대한 역사를 담
   고 있는 책이다. 이 책에는 약 2만년 전에 그려진 
   동굴벽화에서부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미술의 
   변천사가 시대별, 양식별로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2만년 간의 미술활동 전부를 기록할 
   수가 없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만을 
   하나의 일관된 체계, 즉 미술사관에 따라 기록하게 
   된다. 하나의 미술작품을 어느 사관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뜻으로 해석이 된다. 
   

   그러한 사례들을 살펴보자.   

 

 

  
엘 그레코는 16세기 매너리즘의 대표적인 작가였다. 그리스 출신의 엘 그레코는 이탈리아에 와서
   그림을 배우고 활동을 하였다. 당시 이탈리아의 화가들은 원근법과 해부학, 색채명암법 등을 이용
   하여 자연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그리고 있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들에게 화면은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었다. 화면은 현실을 옮겨다 놓은 또 다른 세계였기 때문에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거리
   의 원근을 정확히 재현하는 원근법, 인체의 구조를 정확히 재현할 해부학, 그리고 입체감 나게 물체
   를 표현하는 명암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이러한 이탈리아의 분위기 속에서 인체를 기이하게 늘여놓은 엘 그레코의 그림은 이상하기 그지 
   없었다. 이탈리아의 화단에서 요구하는 원근법이나 해부학적 법칙을 지키지 않은 그의 그림을 보고
   당시의 미술 평론가들은 그림의 기초도 모르는 형편 없는 작가라고 맹비난을 하였다. 엘 그레코는
   이탈리아에서 작품활동을 계속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할 수 없이 이웃 나라인 스페인으로 건
   너갔다. 그런데 웬걸 스페인에서 그는 그림을 그려달라는 주문이 밀려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지냈
   고, 스페인 최초의 대가로서 대접을 받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같은 시기에 한 곳에서는 엉터리 작가
  로 취급을 받고, 또 다른 곳에서는 
  대가로서 인정을 받는 일을 어떻게 설
  명할 수 있을까? 그것은 미술을 평가
  하는 관점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상업이 발달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
  했던 이탈리아와는 달리 당시 스페인
  은 유럽으로 진출하려는 이슬람 세력
  과 오랜 싸움을 했었고 카톨릭이 사람
  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자연 스페인 사람들의 관심은 현실적
  인 문제보다는 종교적인 열망이나 종
  교적 경외심, 그리스도의 고통, 심판 
  등에 관심이 컸었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스페인 화가들에게는 해부 학이
  나 원근법을 이용하여 인체나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일이 중요하지
  가 않았다. 대신 엘 그레코와 같이 종
  교적인 열망으로 용광로 같이 끓고 있
  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감동적으로 표
  현하는 일이 중요했던 것이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1930년대 러시아의 전위미술은 사회주의 정권의 엄청난 탄압을 받았다. 사회
   주의 국가에서 미술이란 사회의 개혁이나 새로운 사회건설을 위한 수단이었지, 전위예술가들과 같
   이 순수관념을 실험하는 수단이 아니었다. 사회주의자들은 전위예술가들의 추상미술을 한낮 부르
   주아지의 지적 유희정도로서 평가절하했다. 소련에서 아방가르드 미술은 거의 방치되다 시피하다
   가 1980년대 후반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겨우 그 미술사적 가치를 인정 받게 되었다. 그렇지만 
   20세기초 프랑스를 위시한 서유럽의 국가에서는 칸딘스키나 몬드리앙의 추상미술이 즉각적인 각방
   을 받았고, 미술사에 있어 혁명적인 사건으로까지 다루어졌다. 

   몇몇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았듯이 하나의 미술양식을 두고 어느 측면에 중점을 두고 의미부여를 
   하느냐에 의해 저혀 다른 미술의 역사가 만들어지게 된다. 미술사는 미술의 변천사를 시대별, 양식
   별로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우리가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미술사는 기독교 신자
   들의 " 바이블 " 과 같은 대상은 아니다. 간단한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듯이 미술을 어떠한 관점에서
   기술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과 의미부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미술사가 그림 감상에 있어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러나 미술사는 한 시대의 다양한
   개별 작품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만들어진 작품들을 하나의 체계로서 설명
   할 뿐이다. 그래서 이 체계, 즉 사관이 자칫 하나의 시각으로 고정되어 버리면 그림 강상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하나의 그림을 완전하게 설명하는 완벽한 체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체계는 
   특정한 측면만을 다룰 뿐이다. 그러므로 각각의 미술사 책은 장점과 단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우리가 읽는 미술사 책들은 미술사가들의 특정한 관점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의견에 지나지
   않는다. 성경 책을 어느 관점에서 해석하느냐에 따라 수백, 수천 개의 종파가 생겨났듯이 미술사 역
   시도 어떤 관점에서 기술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미술사가 등장하게 된다. 그러므로 하나의 미술
   사는 쓰여진 그대로 읽을 것이 아니라 항상 비판적으로 읽어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하나 
   미술사를 읽으면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미술사에 나오는 작품들만이 좋은 그림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술사에 들어 있지 않아도 세상에는 좋은 그림들이 많다. 현재 우리가 배우는 미술사는 
   시대별, 양식별로 정리가 되다 보니 이 체계에 맞지 않는 그림은 아무리 좋은 그림이라도 미술사에
   편입이 되질 못하고 있다. 
   너무 미술사에다 매달리다 보면 정작 좋은 그림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참고:  머리로 보는 그림 가슴으로 느끼는 그림/ 도서출판 재원/ 박우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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