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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참신성, 규모, 구상미술 여부등 고려하여 추천

Silla, Korea’s Golden Kingdom
2013.11.04 ▶ 2014.02.23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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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이 아침 9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입구에는 오픈을 기다리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고 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바로 한국의 ‘황금의 나라 신라’ 전시가 입구에 걸려서 일까. 해마다 전세계에서 600만 명이 찾아 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그리고 그들이 보는 한국의 고대 유물 신라는 기대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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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라전시도 당연히 조그만 2층 한국관에 자리하고 있겠지? 많은 방문객들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아니다. 이번 신라전이 특별한 것은 서양 세계에서 한국 고대미술을 단독 조명하는 최초, 최대의 전시이기 때문이다. 전시는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그리스 로마관 통로 안쪽에 설치되어있고, 실제로 로마미술과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이소영 큐레이터는 회고했다. 도대체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 있는 신라미술과 그리스 로마미술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바로 세계 4대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는 신라의 우수성을 넘어 국제성을 새로이 증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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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하얀 대리석으로 구성되어 있는 로마 석조 전시장 한가운데 특별전시장 안으로 녹음진 공원이 빼꼼히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눈에선 신라의 고분들이 작은 봉우리나 산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저 안에 어떤 유물들이 매장되어있는지 궁금해하는 방문객이 많았고, 전시장에서도 그 구성을 3D 입체 화면으로 흥미롭게 발굴과정과 병행하여 상영하고 있었다. 한국인들에게는 미국에서 오랜만에 맞이하는 한국 경주의 모습으로 친숙함이 묻어나온다.
이렇게 한국인들에게는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았을 경주의 불국사 그리고 석굴암. 그리고 신라의 고분들 또한 낯선 것이 아니리라. 그래서 어쩌면 우리 곁에 있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졌을 수 있다. 당신은 신라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화려한 금 장식품들, 귀족 사회아니면 고분들? 연일 방송에 오르내렸던 금동반가사유상의 해외 전시문제는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던 소중한 기회로 작용했다.

신라를 처음 접해보는 외국인들에겐 이번 전시가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을까? 유래 없이 독특하고 화려한 금 보물들이 그들에게 우선 가장 매혹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 같다. 첫번째로 신라의 유래없는 문화발전을 효과적으로 조명하기 위해 금 장식품들에 관해 조명하고 있다. 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신라시대 왕관과 벨트는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는데 이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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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이번에 선보이는 신라시대 5세기 금관은 세 분기로 나뉘는 신라의 금관 역사에서 절정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경직되고 직선적인 왕관의 형상과는 달리 갈수록 풍부해지고 화려해지는 황금왕관의 나무모양 줄기가 절정기의 상징이다. 그러나 후기에는100% 순금이 지니지 못하는 화려함을 고려해 후기에 가면서 점차 많은 광물을 섞게 되는데 구리와 동으로 성분이 바뀌며, 점차 지방 귀족들이 쓰는 왕관으로 변모해 쇠퇴를 맞게 된다. 이러한 변모는 당시 신라의 불교 공인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왕관과 병행하여 항상 신라귀족들의 허리에 차였던 황금 벨트는 많은 장식물과 돌, 칼, 족집게, 옥, 물고기 뼈 등 다양한 물건들이 연결되어 있다.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가지고 다니는 멕가이버처럼 그들도 귀족의 위엄을 과시함과 동시에 실용적인 면을 추구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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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서 신라 귀족의 위엄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중요한 증표는 귀걸이를 들 수 있겠다. 전시장에서 3D 입체상영 기술을 이용한 세밀한 금세공기술 과정은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었다. 금 귀걸이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의 형태로써 나뉘는데 보편적으로 남자 것은 좀 더 얇게, 여자용으로는 좀 더 두꺼운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딱히 성별의 구분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신라의 귀걸이가 차별 점을 된다면 바로 매우 두꺼운 고리가 아닐까 싶다. 직접적으로 귓볼로 이어지는 고리 부분이 너무 두꺼워서 다른 장식물로 착각했다는 학자들의 의견이 아주 흥미롭게 다가왔다. 고구려의 장식물에 비해서는 조금 소박하지만 하트 모양의 스팽글 보조물들과 3단 혹은 그 이상으로 늘어져있는 형태가 다른 나라의 유물들과 구분될 수 있다고 하겠다. 바로 가장 위의, 귀와 맞닿는 두꺼운 고리와 가운데 고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어지는 육각형 모양의 세밀한 장식 양식은 신라의 가장 뛰어난 예술적 완성을 나타낸다. 후기에 들어 당나라 문화의 유행으로 이러한 화려함의 유행은 사라졌지만, 천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전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내는 섬세한 금세공 기술은 지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두 번째로는 황금의 소재에서 실크로드로 이어지는 신라의 국제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유래 없이 훌륭한 불교문화를 이룩했던 이력을 이번 전시를 통해서 새로이 조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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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팔찌, 목걸이 형태는 두 가지로 만들어졌는데 하나는 구슬과 금장식이 같이 들어간 형태이고 다른 하나는 체인 형태를 들 수 있다.  바로 이 구슬형태와 금으로만 이어 만든 체인 형태가 결합된 장식품이 신라미술의 정점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체인 형태의 장식은 고대 지중해 지역에서도 보여졌던 것으로써 ‘로마 체인’ 기법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구 반대편에 떨어져있는 두 지역에서 이렇게 비슷한 형태의 장식 기법을 보일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신라의 무덤에서 발견되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보검들과 초록 유리병들 또한 동아시아가 아닌 페르시아, 중앙아시아의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가 되겠다. 당시 고구려와 백제에 비해 지리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어 중국과의 교류가 힘들었던 신라가 택했던 통로가 유래 없이 찬란한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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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6세기에서 7세기에 만들어진 신라시대의 불교미술은 인도나 중국과는 다른 독자적인 문화를 이룩하였다. 이떄는 신라의 전성기 였던 진흥왕시기(540-576)로 가야와 한강유역을 차지하면서 가장 넓은 영토를 지배했다. 이때 보여지는 보리살타는 가녀리고 마른모습으로 사람에게서 보여지는 근육조직이 보이지 않는다. 조각상 아래 흘러내린 주름들은 다리를 덮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6세기 중반 중국과 가까운 관계였던 우즈베키스탄 불교의 흔적을 엿볼 수 있겠다. 비록 직접적으로 신라 보리살타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지만 오른쪽 손으로 기대고 왼쪽 다리를 늘어뜨린 모습은 인도의 초기 보살의 형상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중국에서 이러한 사색적인 보리살타 상은 가장 대표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사색은 바로 극락의 세계를 대표하는 고요함이기도 하며 중생들에게 깨달음을 전해주는 정도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6세기에 중국 수나라때 불교가 공인됨에 따라 이러한 사색적인 포즈는 점차 사라지게 된다. 8,9세기에 제작된 보리살타는 이 시기 이후의 모습으로 더욱 풍만하고 어려 보이는 조각상의 모습이 특징이다. 6세기에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만 보이는 연꽃무늬 받침의 특징도 주목 할만 하다. 한 손은 올라가 있고 두 다리는 곧게 서 있으며 부처 머리에 보이는 둥그런 외관은 다음 세계의 우주를 상징하고 있다. 바로 석굴암 안에 있는 부처의 형상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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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신라는 7세기에 들어와서 가장 풍만하고 아름다운 불교 미술을 이룩하게 된다. 신라의 불교 사상은 국교 승인과 함께 개인적인 영생에 대한 기도도 있지만 화랑도를 대표하는 호국 사상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석굴암은 8세기 초에 신라가 이룩한 가장 뛰어난 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토암산에 자리하고 있는 석굴암은 연꽃무늬의 기반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오른손으로 특정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자비롭고 따사로운 미소와 함께 넓은 가슴 그리고 가부좌를 튼 풍만한 다리는 부처의 근엄함과 숭고함을 한층 부각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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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암산의 빛과 맞추어 지어진 석굴암은 여덟 개의 인도 타입의 조각상들이 덮고 있다. 이곳은 말 그대로 신라 건축의 집대성이라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의 경지를 그대로 재현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부처의 모습은 통일 신라시대 때 유행하던 것이며 가느다란 눈과 풍만한 몸은 보통 인간과 더욱 흡사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세계인들을 감동시킬 것이다.

* 사진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뮤움에 제공함으로서 공개되었습니다.

뉴욕 장보람 인턴기자
(2013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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