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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곳으로 구상회화 중심으로 선정 하였습니다.

WONART 2009-09-16 15:23 조회 수 2216 댓글 수 0

 

 

Edward Gordon 1940~

 

 

 

 

 

손으로 찍어낸 지독한 리얼리즘

 

Music Room II, 2003

 

 

 

 

 

 

고든은 자신의 회화를

완벽한 현실에 놓아두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화가다.

때문에 그의 그림은 처음 본 순간

날 긴장시킨다.

 

당연히 사진으로만 알고 있던 눈 앞의 작품이

어느 순간 기묘하게 틀어지는 기분,

너무나 완벽하게 멈춰선 순간의 모습이

현실과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눈 앞의 徘걋?구석구석 모두 달라져버리는 것 같은 당혹감에.

 

그의 작품은 사진이 아니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럼 이건 일러스트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한 번쯤 사진을 밑그림으로 두고 일러스트를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이런 의심을 해봄직 하다.

섬세한 무늬와 표면의 느낌까지 완벽하게 복원해 놓은,

그러나 현실과는 달리 지나치게 깔끔하고 단정한 모습들을 보면서.

 

Breezeway, 2004
 
 
 
 
 
 
 

 

초현실과 현실 사이 어딘가

 

고든의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은

내게 끝없는 상상을 던진다.

구석구석 살피면 살필수록

무언가 더 섬세하고 세부적인 것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작품에 대한 긴장감은 더 멀리 사라져버리고

어느 새 이 곳은 현실과 또 다른 분명한 공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Wind From The Sea, 2005
 
 
 
 
 
 
 
Sun Porch, 2006

 

그렇기 때문에 고든이 창조한 공간을 현실이라고 부를 순 없다.

완벽하게 조율된 공간에 섬세하게 배치된 소품들,

커다란 창을 통과해 들어오는

밝은 빛 안에 존재하는 고요하고 신비로운 어떤 것,

절대 현실이 될 수 없는 완벽한 공간,

그 곳이 아마도 초현실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결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어떤 공간이 아닐까.

가상공간이라 부르기엔 부드러움과 따뜻함까지 포함되어 있어

분명 인간적인 감성을 지니고 있을 것만 같아서

난 그냥 이 두 세계의 중간이라고 부르고 싶다.

 

 

 

 

 

고독을 통해 깨어난 감각

 

한 해에 네 점에서 여섯 점의 작품을 완성하는 고든은

이 각각의 작품들 속에 자신의 모든 감각을 모두 쏟아붓는다.

그는 단지 현실을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보다 더 현실적이고 아름다운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색을 선택하고 창조해낸다.

 

얼마나 기민하고 창조적인 감각들을 가졌으면

이리도 아름답고 완벽한 작품을 그려내는 것일까.

이것은 고독이 주는 끝없는 수련을 통해

고든이 가진 모든 감각이 깨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최근의 그의 작품을 보면

실내에서 벗어나 이젠 야외로 눈을 돌린 것 같다.

여전히 치밀한 표현은 그대로지만,

실내는 빛과 그림자가 주는 강한 콘트라스로

보다 사실감 있는 표현을 하기 쉬웠다면,

공간이 넓고 빛이 산만해 사실적인 표현을 하기 더 까다로운 야외로

작품의 주제가 옮겨갔다는 것은

고든의 또 다른 회화의 세계가 열렸다고 섣부른 판단을 해 볼수도 있을 것 같다.

 

 

Old Stables, 2007
 
 
 
 
 
 
 
Headlands, 2007
 
 
 
 
 
 

눈을 감아도 여전히 그가 준

빛과 바람과 바다내음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은,

고든이 단지 눈으로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세계 그 너머의 것을

자신의 작품 속에 표현하려 했기 때문이 아닐까.

 

Corner Room, 2002
 
 
written by mand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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