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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후 출생한 미술가들을 소개 해두었으며 출생일 순으로 정렬 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미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모딜리아니 (Amedeo Modigliani, 1884-1920), <쟌느 에뷔테른느>, 1919년



    20세기가 시작되면서 전 세계 화가들의 발걸음은 프랑스 파리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딜리아니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베네치아, 피렌체 등에서 미술 교육을 받았고 1906년 파리로 와서 몽마르트르와 몽파르나스에서 살면서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제1차 세계대전 즈음에 파리 몽파르나스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망명 화가들(수틴, 파스킨, 키슬링, 반 동겐 등)과 친교하였다.

    각국에서 망명하여 어느 특정 유파에도 소속되지 않으면서 개성적인 화풍을 이뤄낸 이방인들이었던 이들 화가집단을 오늘날 우리는‘에콜 드 파리파’라 일컫는다. 모딜리아니 역시 그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냈으며, 파리에서 외국인이자 유태인으로 지내면서 에콜 드 파리파 화가들의 공통된 특징이었던 고독과 외로움, 향수와 불안 등의 감정을 작품에서 발산하였다.
     

     
    Porträt der Jeanne Hébuterne im gelben Pullover, 1918
       

      모딜리아니는 교양있고 우아한 매너에 잘 생긴 외모를 지녀 당시 파리로 모여들었던 예술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았고, 주변 여인들에게도 크게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모딜리아니는 주로 여인의 누드를 많이 그렸는데, 가난했던 그에게 자진해서 모델을 서주는 아가씨들이 많았다. 그는 비참할 정도로 가난하여 빵을 사기 위해 헐값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 술과 마약, 방탕한 생활에 의지해 자신의 현실을 도피하려 하기도 했다. 한편 베아트리스 헤이스팅스라는 여인과 수년간 동거하기도 하였으나 영국인이었던 베아트리스는 그의 가난과 폭음 등을 견디지 못하고 본국으로 떠나버렸다.

      베아트리스가 떠난 뒤에도 모딜리아니는 여전히 술을 마시고 방종하게 생활하면서도 창작만은 열심히 하였다. 여인 누드화를 그리기 위해 그 무렵 나체 모델을 싼값으로 얻을 수 있는 크로키 모임을 자주 갔었는데, 그곳에서 운명의 여인, 19세의 잔느 에뷔테른느(Jeane Hebuterne)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신앙심 깊은 집안에서 자란 매우 검소하고 청순한 소녀였다. 그러한 잔느가 마약중독자인 데다가 숱한 염문을 뿌리고 다닌 모딜리아니와 결혼하려고 한다는 것은 그녀의 부모에게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잔느는 그의 곁에 있었고, 이후 딸을 하나 낳았으며 1920년 모딜리아니가 결핵성 뇌막염으로 36년의 짧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함께 했다. 그리고 그녀는 모딜리아니가 죽은 이틀 뒤에 둘째 아이를 임신한 몸으로 양친의 집에서 6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고 말았다.
       
       
      Female Nude, 1916
       


      1919년에 그려진 <잔느 에뷔테른>는 바로 모딜리아니의 연인 잔느의 모습이다. 긴 얼굴과 슬픈 듯 우수에 찬 푸른 눈동자는 다른 인물에서도 드러나는 특징이다. 모딜리아니의 작품 속에 그려진 인물들은 한눈에 봐도 특이한 형태로 그려져 있는데, 이는 그가 1909년 브랑쿠시를 만나 한 동안 조각가를 꿈꾸면서 아프리카 원시조각들의 형태들을 참조하였는데, 이러한 부분이 회화 속에도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Red Nude (Nude on a Cushion), 1917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독특한 형태와 단순한 색채, 그리고 세부적 묘사가 없는 배경 표현으로 인해 인물의 얼굴이 더욱 강한 느낌을 전해준다. 보는 이로 하여금 주인공 인물에게로 빠져들게 하는데, 이는 인물을 통해 모딜리아니 자신의 내면 세계를 표출해 놓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모딜리아니의 작품은 생전에 화상들, 평론가들과 일반 대중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였으나 사후에 파리, 뉴욕 등지에서 잇달아 열린 유작전, 회고전을 통해 비로소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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