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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작가들과 작품을 소개하는 곳입니다.

김동원 2006-11-12 15:33 조회 수 3814 댓글 수 0


키스헤링


“나의 작품들은  아름다운 세상만들기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케릭터의 이름을 듣기 시작했다.

졸라맨!

어른들이 들으면 욕설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건 그저 우려일 뿐이다.

찍찍 그은 선으로 단순화된 몸체와  동그라미 안에 표현된 얼굴의 표정...

처음엔 누가 봐도 장난스럽기 그지없는 만화 케릭터다. 단순화가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더 빠르게 이해되고 확산되는 현상이라고 하지만 내용이 긴 것도 없고 그저 몇 칸의 내용만으로 일반인들도 누구나 쉽게 이해되는 현상을 보며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단순화라는 걸 느끼게 한다.


몬드리안이 색과 면을 단순화시켜 자아적 철학을 작품에 담아 생각하며 작품을 보아주길 원했었지만 그의 의지와는 반대로 현대인은 그저 단순화의 편안함이 더 매력을 느끼게 된 것처럼...


1980년대 초 뉴욕의 어느 지하철역사에는 스프레이와 페인트 붓 같은걸 들고 마치 자신의 켄버스 인양 지하철벽에 낙서를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고개를 몇 번씩 갸우뚱하며 지나가더라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낙서인지 장난인지 모를 그런 그림들.

그의 손놀림에는 자신이 얼마 살지 못할거란걸 알기나 하듯이 아주 빠르게 움직인다.

문맹퇴치, 인종차별반대, 반핵운동, 동성애자의 인권운동, 에이즈교육 등 갖가지의 내용을 담은 낙서 같은 그림들은 오히려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많이 즐거워하고 쉽게 이해한다.

그의 캠페인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가까이를 외치며 대중 속으로 파고든다.

가끔 자신만 알 수 있게 이상한 싸인으로 갈겨쓰듯이 뿌린 스프레이가 아닌 대중 안에서 만이 존재하는 의미 있는 그리피티!

키스헤링은 자신의 작품이 캔버스 안에 그린 그림을 팔기위한 작업이 아니라 메세지를 전달하는 메신져 역할이었다. 나쁜 것들, 하지 말아야 할 것들, 조심해야 할 것들을 단 1초만 보더라도 이해시키는 마력을 그는 곳곳의 공공장소에 던져놓듯이 그리기 시작했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무대도 그러했지만 팝이라는 문화적 배경과 전통적 미술보수주의자들과 전쟁이라도 하듯 수없는 작품들로 팝 아티스트의 파워를 과시했다.

한때 정신분석학적인  초현실주의가 미술의 큰 획을 그었던 시절이 있었다. 프로이드의 심미학적 이론을 숭배하며 3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물리적 역할들을 꿈으로 여행시키며 또,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현실탈피를 행복의 미적기준으로 생각하며 현대인들의 파라다이스로 착각시키던 그런 시절 있었다. 하지만, 이젠 수많은 정보와 보고 듣는 것이 넘치는 현대에선 오히려 단순화가 평안의 안식처로 자리 잡으며 간단명료해야만 강하다는 걸 키스헬링은 보여준다.

키스헤링(Kaith Haring1959-1990)


1978년 뉴욕의 School of visual art를 수학하고 펑크와 랩뮤직, 그리피티 등으로 대표되는 클럽문화에서 "공공장소에서의 개인적 의견표출"이라는 영감을 받은 이후 무서울 정도로 작품에 몰입한다.


어린아이들의 순수성을 현대인들이 회복해야한다는 기술적 테마 안에서 단색 포스터물감으로  칠하고 아이들이 외곽선을 그려 넣듯이 단순화를 극대화시켰다. 디즈니만화처럼 아이들과 같이 웃으며 볼 수 있는 그의 작품들은 팝문화의 역할에 대해 축을 세우는 역할을 하게된다.


팝 아티스트 앤디워홀의 작품들이 갤러리에 걸려있는 지금 그의 작품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거리 벽에 걸려 있는 것은 예전 건물 안에서만이 그림이 가능하다는 내광파의 화가들을 비웃듯이 바람 부는 날 날라 갈까봐 한손으로 캔버스를 잡고  바람을 느끼며 해바라기를 그렸던 고호에 견줄만한 미술사적 행보라 하겠다.

남자성기가 콘돔을 들고 있는 그림마저도 전혀 거부감 없이 보이는, 그래서 가식 없고 편안하며 즐거운 그림들, 묻어두고, 감추고, 눈 징긋 감으며 쉬쉬하는  세상의 많은 부분을 우리가 가장 먼저 바꿔야 한다는 키스 헬링!


31년의 그의 인생은 참으로 짧았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과 생명을 구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걸 그의 작품들은 지금도 당당하게 거리에서 보여주고 있다. 에이즈판명이후 그의 행보는 더 빨라진다. 마치 자신을 아낌없이  불살라 남김없이 주고 가려는 듯..

키스헤링의 작품적 언어는 도상학적 기호학에서 기인한다. 이는 모양과 이미지가 하나인 심볼학적 기하학과 예를 들어 산에서 연기가 나면 산불이라는 직감을 갖게 하는 요소의 지표학적 기호학의 중간이다. 전 세계 화장실의 마크가 틀리듯이 택시 캡 모양이 틀려도 택시임을 알듯이 형태가 자유자재로 변하더라도 상관없이 그 이미지를 갖는 것을 도상학적 기호학이라고 하는데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키스헤링은 도상학적 기호학에 의한 작업으로 반추상화된 이미지전달을 시도했다.

이는 전 세계 어느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팝아트에 기본 형태로서 사회계층 및 영역, 나이에 상관없이 가져가는 가장 중요한 축이다.

졸라맨과 현대카드 선전에서 키스헤링의 기본테마는 케릭터로  우리에게 너무도 가까이 와있다. 1990년 에이즈로 그가 죽은 이후 예술을 위한 진정한 예술이 무엇인지 그의 짧지만 절대 작지 않았던 인생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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