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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참신성, 규모, 구상미술 여부등 고려하여 추천

운영자 2011-02-10 03:38 조회 수 4306 댓글 수 0
問梅消息문매소식
문봉선展 / Moon Bong-Sun /
2011_0209 ▶ 2011_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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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봉선 / 매화 / 친수묵채색 / 145x299cm / 2010 /
관람시간: 오전 10시 00분 ~ 오후 7시 00분
일요일 휴관
공아트스페이스 Gong Art Space (110-300)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8-31 Tel. 02-735-9938 www.gonggallery.com
매화는 천하에서 으뜸가는 꽃으로 지혜로운 사람, 어리석은 사람, 어진 사람, 불초한 사람을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꽃이다. 또한 매화의 운치와 품격은 줄기가 옆으로 뻗고(橫), 구불구불하게 뒤틀리고(斜), 성글고 야윈 것(瘦), 기괴하게 생긴 모양(怪)이라 하였다. 묵매화는 첫째로 ‘체고體高’라 하여 노매老梅에서 느끼는 오랜 세월 속에 풍상을 겪은 듯 그려야 하고, 둘째는 ‘간괴幹怪’라 하여 늙고 오래된 줄기가 뒤틀려 기괴한 모습으로 그려야 하고, 셋째 ‘지청枝淸’이라 하여 매화는 가지가 곧고 맑아야 하고, 넷째 ‘초건梢健’이라 하여 어린 햇가지에 힘이 있어야 하며, 다섯째 ‘화기花奇’라 하여 드문드문 피어있게 그려야 한다.”
- 문봉선 -

문봉선 / 매화 / 친수묵채색 / 147x475cm / 2011 /

최근 들어 다양한 미술재료가 범람하고 과학과의 조우를 통해 미술의 영역이 확장하는 지금 문봉선은 동양의 미술재료 중 3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먹(墨)’이라는 전통적인 방법을 오랜시간 연구하여 현대적인 예술세계로써 발현하는 방법을 고수하는 몇 안되는 작가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먹’ 사랑은 현장에서의 사생에 임함에 있어 여타 다른 작가들이 손쉬운 재료를 택하는 것과 달리 먹으로 사생함으로써 현장에서 느꼈던 심상을 그대로 화폭으로 옮기는 작가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문봉선은 20년간 연구해 온 매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백매화, 홍매화뿐만 아니라 노매에 이르기까지 산하 곳곳의 고매와 명매를 찾아다니며 선운사와 광양 매화농원을 거쳐, 김해 농고와 지리산 단속사, 화엄사 구충암 등 이름난 매화가 있다면 어디든 찾아가 화첩에 담았다. 뿐만 아니라 중국 남경의 매화산 아래서 한 시절을 보냈고 일본 오사카성 매원과 후쿠오카의 신사, 사찰과 농원을 샅샅이 다니며 연구하고 붓끝으로 그려낸 매화들이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에서 문봉선 작가의 붓끝에서 살아난 매화의 풍미와 다양한 매화의 모습을 관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문봉선 작가가 현장에서 직접 사생했던 화첩들도 공개되어 시공간을 뛰어넘는 생생한 현장의 묵매화를 감상할 수 있다.

문봉선 / 매화 / 지본수묵채색 / 34x46cm / 2008 /

문봉선 / 매화 / 천수묵채색 / 44x69cm / 2010 /

문봉선은 사군자 다시 보기 <새로 그린 매란국죽> 제1권 2권을 펼쳐 낸바 있는데, 이 책은 저자가 수년간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군자의 정확한 모습을 화첩에 사생하는 과정에서 얻은 산물이다. 옛 화보를 답습하거나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식물에 대한 정확한 사생을 통해, 중국과 일본의 것과 다른 독자적인 우리 사군자의 모습을 화폭에 담은바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매화, 한국 수묵화에 대단한 애정을 가진 작가이다.

문봉선의 매화 중 어스름한 기운의 달빛아래 꿈틀거리는 모습을 담은 매화의 모습은 긴 겨울을 잘 이겨내고 이제 곧 봄이 오리라는 계절의 신비한 첫걸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이 밖에도 매화가 막 피어나기 전의 찰나의 모습과 오랜 풍화를 이겨내 시간을 흠뻑 머금은 듯한 매화의 웅장함 그리고 설(雪)의 차가운 기운을 비범한 의지로 뚫고 나오는 홍매화의 당당함 등 작가의 인고의 시간을 통해 붓끝으로 탄생한 매화의 시간적 그리고 다양한 형태적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한지 위에 먹으로 풀어내는 것이 수묵화의 정석으로 알려져 있는 기존의 방법론을 확장하여 또 하나의 방법론으로 수용하면서 더욱 간결하고 필치가 더욱 분방해 졌다. 백매, 홍매 등 색을 품고 있는 매화의 특징을 염두하여 선택한 이 방법론은 『지본수묵』, 『지본수묵채색』과 그리고 『천 수묵』, 『천수묵채색』, 『모시수묵채색』 등으로 오랫동안 수묵화를 보여줬던 문봉선의 작품에서 만나 볼 수 없었던 예술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작가는 서른 즈음에 우연히 1990년 봄 화실 구석에 놓인 주간지에서 선암사의 홍매(紅梅) 사진을 보고 ‘매화를 직접 현장에서 그려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 바로 다음날 전라선 야간열차에 몸을 실으면서 매화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 후로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씩 절에 기거하면서 관찰과 사생을 반복했다. 이러한 관찰과 사생은 대상에 대한 생태적 이해를 통해 가지의 골격과 매화의 품종 그리고 관찰력 화론에 대한 깊은 탐구력으로 생태에 대한 이해의 바탕 위에 인문학적 의미 부여가 결합되는 지점에서 탄생시켜 매화에 대한 다양하고 새로운 해석을 통해 예술 세계의 지평을 열고 있다.
 
 
 

칼바람 이긴 꽃에 냉가슴도 풀어지고…

매화의 정갈한 아름다움에 반해 이 땅에서 자라는 매화를 20년간 관찰하고 그려온 작가 문봉선 씨가 선보인 묵매화 대작. 굵은 나무 둥치와 잔가지를 먹의 농담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에서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어온 매화의 품격이 드러난다. 사진 제공 공아트스페이스

‘뜰 가운데 거니는데 달이 나를 따라오니/매화 둘레 몇 번이나 서성이며 돌았던고./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설 줄 몰랐는데/향기는 옷깃 가득, 그림자는 몸에 가득.’

퇴계 이황은 매화를 노래한 91수를 모아 시첩을 펴낼 만큼 매화를 지극히 아꼈다. 매란국죽(梅蘭菊竹), 사군자 중 첫손에 꼽힌 매화를 사랑한 선비는 그만이 아니었다. 이덕무는 매화에 완전히 미친 바보란 뜻에서 호를 매화탕치(梅花宕癡)라고 지었고, 박지원은 “군자의 도는 담박하되 싫증나지 않고 간결하니 문채가 난다고 했는데, 이 말은 바로 매화를 위한 칭송인 듯하다”고 말했다.

■ 문봉선 ‘문매소식’전

선인들에게 매화는 단순한 꽃나무 이상의 존재다. 온갖 꽃이 봄이 와야 피어나지만 매화는 혹한을 견디고 잔설 속에서 꽃망울을 터뜨려 그윽한 향기를 퍼뜨린다. 그 멋과 기상은 선비에겐 세상의 부침에 연연하지 않고 뜻을 곧게 지키는 정신을, 민초에겐 쓰라린 고통과 역경도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강인한 의지를 깨우쳐 주었다.

유독 매서웠던 추위에 꽁꽁 언 마음을 매화 향기로 녹여주는 한국화 전시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문봉선 씨의 묵매화 ‘問梅消息(문매소식)’전은 우리 산하의 이름난 매화를 찾아가 사생해온 20년 세월을 총결산하는 자리다(9∼27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 이호신 씨의 ‘花信(화신)’전도 담백한 필묵으로 매화를 비롯해 이 땅에 피는 꽃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한다(15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토포하우스). 서울 명동 롯데갤러리 본점에선 24일∼3월 20일 허달재 씨의 ‘心造畵 畵造心(심조화화조심)’전이 열린다. 옥션 ‘단’의 경우 ‘매화광’으로 알려진 조희룡 등 옛 화가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이는 ‘매화소품전’을 마련했다(9∼15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옥션단 3층).

○ 매화의 정신을 찾아서
서른 즈음에 전남 순천 선암사의 홍매 사진을 보고 곧장 매화를 만나러 짐을 꾸렸던 화가 문봉선. 그의 ‘문매소식’전에는 해마다 2, 3월이면 어김없이 되풀이된 매화 순례가 오늘로 이어지는 흔적을 오롯이 담고 있다.

광양 매화농원, 구례 화엄사, 장성 백양사, 김해농고 앞 매화나무 등 전국 곳곳을 돌아본 것은 물론이고 중국 난징(南京)의 매화 산, 일본 오사카(大阪) 성 매원까지 내로라하는 고매(古梅), 명매(名梅)를 찾아 나선 행로가 지하부터 2∼4층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소품에서 5m 길이의 대작까지 60여 점의 매화는 얼추 비슷해 보이지만 각기 개성이 있다. 어떤 가지 하나도 쉽게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윽한 달빛 아래 피어난 꽃의 우아함, 용처럼 꿈틀거리는 웅장한 둥치를 따라 쭉쭉 뻗은 가지들이 만든 공간의 구성미, 찬 눈을 머리에 얹은 꽃봉오리의 의연함, 기와 담장과 이웃한 나무의 살가움 등.

때론 대범하고 거칠게, 때론 섬세하고 부드러운 필치로 변주된 매화그림과 더불어 현장에서 사생한 화첩도 전시된다. ‘먹’을 끈질기게 연구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표현해온 작가의 내공을 확인할 수 있다. 한지와 함께 천 위에 그린 작품도 있고, 수묵화지만 아크릴 물감을 손톱에 묻혀 꽃잎을 표현하는 등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끈다. 화가가 20년간 공들인 매화나무 숲을 돌아본 한양대 정민 교수는 ‘발 공부의 결정판’이라며 “아무 손댄 것 없는 자연산 매화들로 기상이 없는 게 없다”고 평했다.

■ 허달재 ‘心造畵畵造心’ 전
○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찾아서

홍차 물을 들인 한지 위에 홍매와 백매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매화를 주제로 한 허달재 씨의 그림은 만개한 꽃으로 가득 찬 화면과 그 틈새의 여백으로 구성돼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느끼게 한다. 사진 제공 롯데갤러리

허백련 화백의 손자로 남도 문인화의 계보를 잇는 직헌 허달재 씨의 개인전도 도심 한복판에서 활짝 만개한 매화를 즐길 수 있는 자리다. 전시 제목은 ‘마음이 그림을 닮고 그림이 마음을 닮는다’는 뜻이나 화가는 ‘마음이 붉으면 매화도 붉고, 마음이 희면 매화도 희다’는 의미로 풀어낸다. 홍차물을 옅게 들인 한지 위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은 감각적이면서도 격조가 느껴진다. 비움과 채움, 정과 동, 전통의 존중과 현대적 해석의 신중함이 어우러져 만든 여운이다.

매화를 소재로 한 전시들은 서구 매체가 ‘대세’로 자리 잡은 화단에서 우리의 전통적 양식과 그 새로운 변용에 대한 관심을 일깨운다. 또 시공간을 뛰어넘어 옛 대가와 현대 화가의 붓끝에서 태어난 매화의 각기 다른 매력을 견주어볼 만하다.

봄을 가장 먼저 전한다는 매화. 밖은 아직 쌀쌀해도 전시장을 맴도는 맑은 향기 속에서 봄의 기운이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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